서지현 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정의로워야 합니다. 국민들이 진실을, 정의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상관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과 부당인사조치 등을 고발해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6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올해 1월 제가 사건을 폭로한 당시 많은 분들이 성추행 문제에만 주목하시고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은 잘 모르시더라”면서 “제가 다시 이 자리에 선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폭로 이후 주변에서 ‘승진하려고 저러는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저는 검찰을 그만둘 생각이었고, 제가 그만두더라도 후배들은 더 이상 이런 일을 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지현(오른쪽) 검사가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된 배경 등을 밝히고 있다./백주연 기자
검찰 내의 문제를 제기하면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려고 노력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희망이 점점 사라진다고 서 검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검찰이 법원 개혁을 위한 칼만 휘두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법원에 칼 휘두르는 검찰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나온 것도 있다”며 검찰에 그럴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던졌다.
현재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의미다. 서 검사는 “한 검사가 인사기록카드 자료를 유출했는데 검찰 내 가벼운 징계인 ‘주의’로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혐의를 받은 유해용 전 판사에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이날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된 배경 등을 밝히기 위해 기자들과 만났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