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6A01위기요인 16판
국내 경제 석학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증가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과도한 노동경직성과 복지지출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유럽이 경험한 장기간 높은 실업과 재정 트릴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3면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비롯한 ‘2019 한국 경제 대전망’ 집필진 5명은 6일 서울 새문안로 S타워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둘러싸였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국 경제 대전망은 경제학자 34명의 공동 저작이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실업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원인으로는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데 노동 경직성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기업 경영에 제약이 생기고 경제는 위축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유럽 주요국들이 최근까지 경험하고 있는 장기간 두자릿수 실업률 공포, 이른바 유럽식 고실업 현상이 한국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복지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세금을 더 걷을지, 국가 부채를 늘릴지 고민하는 ‘재정 트릴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고령화가 계속되는 여건에서 스웨덴처럼 조세부담률을 대폭 올릴지 일본처럼 나랏빚을 키울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대외 악재로는 △보호무역주의 △민주주의 퇴보 △미중 무역분쟁이 촉발한 신(新)냉전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안팎의 어려움을 반영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 등 주요 연구기관들의 경제전망(2.7%)을 밑도는 수치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유럽은 노동개혁을 통해 고질적인 고용위기에서 벗어났다”며 “연공서열 등에 묶인 임금과 근로시간의 경직성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