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캡처, 연합뉴스
반민정은 지난 6일 ‘더 나은 영화현장을 위해 영화계의 변화가 필요하다:촬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조덕제와의 법정 공방을 언급했다.
반민정은 “저는 배우입니다. 물론 이제 이 말을 과거형으로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임에도 구설에 올랐다는 이유를 들며 제 캐스팅을 꺼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연기를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며 “배우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며, 저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현대사회 구성원입니다. 그래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사법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그런데도 전 제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개인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더 해야 할까요”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신체노출, 폭력 등 민감한 장면이 들어가는 영화의 경우 배우에게 사전에 그 내용을 설명한 후 계약서에 반영하고, ‘현장’을 핑계로 자행되던 인권침해 및 성폭력에 대해 영화계 내부에서 피해자 구제와 가해자 징계, 책임자의 책임 범위 확대 등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며 “연기자들 역시 상대배우와 연기에 대한 사전합의를 해야 하며, ‘연기·애드립’을 핑계로 상대배우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건 배우의 기본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저는 절망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보고 싶습니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습니다. 많이 지쳤고 정말 버겁습니다. 제가 왜 싸우는지, 왜 신상을 공개하며 발언하는지, 부디 영화계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 영화계 내부에서 먼저 변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중들도 변합니다”라고 당부하기도.
앞서 반민정은 지난 2015년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합의 없이 속옷을 찢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을 당했다며 조덕제를 고소한 바 있다.
4년 간의 공방 끝 지난 9월 대법원은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반민정의 기자회견 참석에 조덕제는 SNS을 통해 쓴소리를 가했다.
조덕제는 “이제 판결문에 피고는 양심이 없기에 유죄라는 판시도 심심치 않게 등장 할듯 합니다”라며 “(반민정이) 사실을 심각하게 오인하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노출계약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단지 반민정씨로 인해 말도 안돼는 판례가 생겼지 않습니까? 영화 촬영하러 왔다가 범죄자될까봐 무서워서 그러는 거라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영화계 오랜 관행인 성범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는데 원래 그런 일은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뭐가 관행이란 말입니까”라며 “또한 ”자신을 캐스팅하지 않는다고 공대위까지 동원해서 영화계에 불만을 토로했는데 그냥 웃음이 나옵니다. 캐스팅되려면 오디션을 열심히 보세요. 공대위 거느리고 다니다보니 자신이 탑배우인 줄 아나봅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반민정은 지난 10월 조덕제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비난했다며 명예훼손으로 추가 소송을 냈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