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서 발견된 ‘숨진 세 살 여아’ 엄마 추정 시신./연합뉴스
제주에서 세 살 여아가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해안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사흘 뒤 엄마의 시신은 정반대 방향에서 발견되면서 의문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39분께 제주항 7부두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지문 감정 결과 이 시신은 지난 4일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 갯바위에서 숨진 채 발견된 A(3·경기)양의 엄마 B(33)씨로 확인됐다.
B씨 모녀의 마지막 행적은 지난 2일 오전 2시 47분께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 근처에서다.
B씨가 딸을 데리고 나와 택시를 타고 용담 해안도로에서 내려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이 도로 건너편 상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모녀가 바닷가 쪽으로 내려간 뒤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아 해경은 이 부근에서 모녀가 사망해 표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A양 시신 발견지점 주변과 함께 용담 해안도로 부근에서도 수색을 펼쳐왔다.
모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점을 기준으로 A양의 시신은 지난 4일 오후 서쪽 방향 직선거리로 15㎞가량 떨어진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 갯바위에서 발견됐다.
반면 B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동쪽 방향 직선거리로 약 5㎞ 떨어진 제주항 7부두 하얀 등대 방파제 부근으로, 모녀 시신은 실종 추정지점 기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 셈이다.
이같이 해상사고 실종자가 사고 추정지점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과거 추자도 실종자 시신이 제주시 북쪽 용두암, 제주도 최남단 마라도 실종자 시신이 동쪽의 우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실종자 시신이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서귀포시 중문 실종자 시신이 서귀포시 동남쪽 위미 등에서 발견된 사례 등이 있다.
지난 8월에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여성 시신이 제주도 섬 반대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돼 의문을 낳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시신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이번 사례는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일”이라며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해상사고의 경우 같은 곳에서 숨졌더라도 조류나 해류 흐름 등에 따라 시신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