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장수 시대'...유상호 '12 연임' 할까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올 사상최대 실적 성과 이끌어
공정위 조사 연임엔 영향 없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초대형IB 순항·오너 신임 두터워
후계자 마땅치 않아 계속 맡을듯
■전병조 KB증권 대표
통합 과정 큰 잡음없이 진행 강점
윤경은과 투톱체제 이어질지 주목
■이진국 하나금투 대표
IB 역량 강화에 실적 성적표 양호
금융지주 차원 기조 충실히 이행 評
■김형진 신한금투 대표
체질개선·최대 이익 두토끼 잡아
전략적 방향 제시·추진력 탁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장수’ 추세가 확산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이면 받아드는 실적 성적표에 따라 단명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중장기 비전을 끌고 나가는 것이 더 중시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잡는 것마저 쉽지 않아 증권사 대표들의 교체 여부를 두고 각 회사들도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투자은행(IB) 5개 증권사 중 KB금융(105560)지주 관계자는 “현재 KB증권이 3·4분기까지 실적이 워낙 좋은데다 통합 과정이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강점”이라며 “다만 아직 계열사 대표와 관련해 어떤 방향성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통상 12월20일께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여는데 올해 증권뿐 아니라 7개사 9명의 대표를 결정해야 한다.

같은 금융지주 계열인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도 이진국 대표와 김형진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실적만 놓고 보면 나무랄 게 없다. 이진국 대표는 IB 역량을 강화하며 초대형 IB로 나아가겠다는 금융지주 차원의 기조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관련 그룹 내 기여도는 지난해 5%에서 8%로 증가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신뢰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진 대표도 디지털 전략을 가속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도 5년 내 최대 수익을 냈던 2015년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등 내실을 다졌다. 김 대표는 성과주의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세스로 구축했다. 취임 초만 해도 30년 가까이 몸에 밴 은행 문화가 증권업과 조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있었지만 전략적인 방향 제시와 탁월한 추진력으로 이를 불식시켰다는 분위기다.

KB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논란이 됐던 금융회사 CEO ‘셀프 연임’ 논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금융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이 강화된 만큼 증권사 CEO들 역시 금융지주에서 사실상 내정하고 요식행위처럼 이사회를 거치던 관행이 유지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CEO가 본인이 추천한 사외이사들과 함께한 회의에서 CEO의 연임을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임원 후보로 추천받는 당사자는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 쪽에 포커스를 주로 맞췄지만 증권사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CEO 선정 과정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수·김보리·박성규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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