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고시원 화재’ 생존자 “파이프 배관 잡고 뛰어내리고, 속옷만 입은 채 울어”

/사진=연합뉴스

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국일 고시원이 7명의 사상자와 수많은 부상자를 낸 가운데, 당시 현장에 있던 생존자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A씨는 “투숙자 일부가 건물 맞은편에 속옷만 입고 탈출해 나와서 울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늦게 일어난 사람 2명 정도가 3층 창문으로 나와 파이프 배관에 매달려 뛰어내리기도 했다”며 “대피하신 분들이 경보기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한다. 소리를 들었으면 깼을 텐데, 원장님도 하필 경보기가 고장 났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3층 출입구 쪽 첫 번째 창문에서 연기와 불길이 일었고 바람이 불어서 불길이 고시원 안쪽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사건 현장에 대해 말했다.

B씨는 불이 난 고시원 복도의 폭이 약 1m 정도로, 2명이 함께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좁았다고 설명했다. 각 호실이 약 6.6㎡(2평)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쪽방’이라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민규 종로소방서 지휘팀장은 9일 현장 브리핑에서 “내일(10일) 오전 10시 소방과 경찰, 전기, 가스 등 유관 기관이 합동 감식을 벌인다”며 “화재 원인과 발화지점이 어디인지 등을 조사해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영준기자 syj487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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