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가장 큰 섬 고틀란드 면적은 제주도의 약 1.7배인 3,027㎢에 이른다. 유럽 본토보다 물가가 비싼 편이고 직항 항공편도 없지만 ‘보석’이라 칭송받으며 유럽인에게 최적의 휴양지로 꼽힌다. 해발고도가 채 100m를 넘지 않아 더 넓게 느껴진다고 한다. 인구가 5만 7,000여명 뿐이라 한적하고 긴 일조 시간, 해양성 기후 덕분에 겨울에도 기온이 온화하다. 수도 스톡홀름에서 비행기로 편도 40분밖에 걸리지 않기에 내·외국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또 육지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비롯한 해상 교통편도 다양하다.
쾌적한 환경과 더불어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섬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했다. 기원전 7,000년부터 주거가 시작됐고 바이킹의 활동무대로 이름 높았다. 바이킹족은 항구와 무역거점을 지으며 섬 곳곳에 자리잡았고 그들의 거주 흔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고틀란드는 ‘바이킹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도(州都)는 비스뷔(Visby)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없다. 에어프랑스·중국남방항공 등이 스톡홀름 브롬마공항까지 가는 경유 항공편을 110만~130만원대에 제공한다. 이후 말뫼·노르웨이지안항공 등의 국내선을 이용해야 한다. 배를 타고 건너가는 방법도 있다. 뉘내샴·오스카르샴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타면 된다. 약 3시간이 소요되며 편도 요금은 대략 100크로나(1만4,000원)라고 한다. 시차는 7시간이다. 스웨덴 화폐는 스웨덴크로나(SEK)로 1크로나는 125원가량(2018년 10월 기준)이다.
/사진제공=스웨덴관광청,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키키’ 스틸컷
/사진제공=스웨덴관광청
★비스뷔는 12~13세기 노르웨이의 베르겐·에스토이나 탈린과 더불어 한자동맹의 중계항으로 번성했다. 이후 해적·튜턴 기사단·덴마크 등 여러 국가의 침략에 시달린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스웨덴 국력이 허약해졌을 당시엔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고 1850년엔 영국·프랑스의 함대가 정박하기도 했다. 이런 굴곡진 역사 속에서 세워진 성벽과 성마리아성당을 비롯한 교회 등 다양한 건축물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집과 거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고틀란드관광국홈페이지캡처
성마리아성당은 한자동맹을 주도한 비스뷔의 영광이 서려있는 곳이다. 12세기 독일 뤼베크 상인들이 정착할 때 세운 성당은 비스뷔·뤼베크는 물론 도르트문트·소에스트의 상인 대표들이 돈과 귀중품을 보관한 장소기도 하다.
/고틀란드관광국홈페이지캡처
석기시대부터 바이킹·중세까지 8,000년의 풍부한 역사를 만나보고자 한다면 고틀란드 박물관을 추천한다. 특히 금석문·암각화 등 다양한 바이킹의 석기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스웨덴 국립역사발물관의 바이킹 유물 중엔 고틀란드에서 건너온 것들이 많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바이킹 유물’이 관람을 기다린다.
/사진제공=크네이프빈서머란드
비스뷔 남부 크네이프빈 서머란드(Kneippbyn Sommarland)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테마파크다. 노란빛 ‘엉망진창 집(Villa Villekulla·빌라빌레쿠라)’에선 추억의 삐삐 롱스타킹이 장난기 어린 얼굴로 튀어나올 것 같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워터파크·글램핑·리조트 시설이 있다. 5~8월까지 운영된다.
/고틀란드관광국홈페이지캡처
★고틀란드 북동쪽에 위치한 포뢰(Faro)섬도 휴앙지로 사랑받는다. 세계적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은 고향이 아님에도 이곳을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로 삼았다. 그런 이유로 베리만과 그의 작품을 되새기는 ‘베리만 주간’이 해마다 열린다. 시가지에 자리잡은 베리만센터에선 거장의 족적을 돌아볼 수 있다. 또 이 섬은 2014년 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빙하기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라우크라고 불리는 돌기둥이 해안 곳곳에 퍼져있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