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53개 단체 소속 회원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체복무제 안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군 대체복무제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불붙은 가운데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뜨거운 감자인 복무기간, 복무영역 외에도 대체복무 신청 시기, 고지 의무 등에서 이견을 보임에 따라 향후 국회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현재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전해철·박주민·이철희 의원, 자유한국당의 이종명·김학용 의원, 바른미래당의 김중로 의원, 민주평화당의 이용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들 안은 대체복무 신청시기, 복무 영역 등을 중심으로 크게 전해철-박주민-이용주 안(이하 전해철 등 법안)과 이철희-김중로-이종명-김학용 안(이하 이철희 등 법안)으로 분류된다.
먼저 전해철 등 법안에서는 대체 복무 신청 관련해 고지를 할 의무를 병무청에 부과하고 있다. 김중로·이종명·김학용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는 고지 의무가 빠져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대체복무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시기인 만큼 국민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어 고지 의무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체복무 신청 시기와 관련해서도 전해철 등 법안에서는 군대에 복무하기 전이나 복무 중, 제대 후 예비군을 하는 시기에도 대체복무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반면 이철희 등 안에서 복무 전에만 대체복무를 신청할 수 있고 복무 중이나 예비군을 받는 시기에는 대체복무를 신청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양심이 시점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신청시기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등 53개 단체 소속 회원들이 정부의 대체복무제안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외 복무영역에서도 전해철 등 법안에서는 사회복지, 소방의료, 재난 구호 등 공익에 관한 분야로 설정했다. 이철희 의원 안은 신체적·정신적 난이도가 높은 업무로, 이종명·김학용 의원 안은 지뢰제거·전사자 유해 발굴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논란이 컸던 복무 기간과 관련해서는 전해철·박주민 의원 안이 육군의 1.5배로 명시했다. 김중로·이종명·이용주 의원 안이 육군의 2배, 김학용 안은 공군의 2배(3년 8개월)로 가장 긴 기간을 제시했다.
국회의원들의 안과 별개로 국방부는 합숙 형태로 현역 육군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을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체복무제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제 인권 기준에 맞춰 △현역 육군 복무기간의 최대 1.5배 이내 △시민안전 영역의 복무 △군으로부터 독립된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 등의 안을 일찍이 제시했다.
국방부 안이 이달 중 정식 발표되면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국방부 안, 시민단체 안 등을 놓고 격론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부 측은 “육해공군의 현역병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영되온 대체복무 등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좋은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