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원 당선인 “월급 받기 전 워싱턴서 집 임대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플로리다 주 에스테로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 현장에서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도를 거론하면서 “이 정책이 ‘원정출산’(birth tourism)이라는 산업 전체를 창출했다. 거대한 사업”이라며 선거 쟁점화했다./연합뉴스

최근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9·민주) 당선인이 의회가 있는 수도 워싱턴DC에서 집을 임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해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카시오 코테즈는 미국 하원 역사상 최연소 의원이 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오카시오-코테즈는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DC에서 내년 1월 하원의원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후에야 의원으로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3개월은 월급이 없다. 내가 어떻게 아파트를 구하겠는가. 그런 작은 일들은 매우 실질적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워싱턴DC에서 지낼 집을 임차하기 위해 연방의원 월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나와 파트너는 돈 문제를 하루하루 해결하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저축을 하는 편이었다”면서도 “(의원 월급을 받는) 1월이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카시오-코테즈는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바텐더로 근무했으며, 지난해 2만6,500달러(약 3,000만원)를 벌었다고 신고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노동자 계층이 (의원직을 수행하기에는) 계획조차 되지않은 많은 작은 것들이 우리 선거 시스템에 있다”고 적기도 했다. 선거 제도와 그의 임차 문제가 연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이것도 그중 하나”라며 “그런데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앵커 에드 헨리는 오카시오-코테즈가 수천 달러짜리 옷을 입은 사진이 잡지에 실렸다며 그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오카시오-코테즈는 이에 대해 그 옷은 사진 촬영을 위해 빌린 것이라며, 비싼 옷을 사본 적이 결코 없다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오카시오-코테즈는 이에 대해 “수치스러워하거나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며 “소득이 낮은 것을 조롱하는 것은 부의 불평등으로 가장 많이 이득을 얻는 이들이 미국 사회 최악의 위협 중 하나에 관해 침묵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는 자신의 가족이 사는 집을 숙소로 제공하겠다고 9일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기도 했다.

뉴욕주 10선거구에 출마한 오카시오-코테즈는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조 크롤리 의원(뉴욕)을 꺾어 큰 주목을 받았다. 조 크롤리 의원은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 꼽히던 10선 의원이다.

오카시오-코테즈는 유세 기간 동안 빈곤과 부의 불평등, 이민 등의 이슈에 집중했다. 본선인 11·6 중간선거에서는 경쟁자 앤서니 파파스(공화)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