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베이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공개된 넷플릭스의 첫 한국 드라마 ’킹덤‘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LG유플러스가 이달 인터넷TV(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하며 방송시장 재편에 나선다. 넷플릭스는 최근 싱가포르에 한국 취재진을 대거 불러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설파한 만큼 국내 안방시장의 변혁이 예상된다.
8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달 중순께 세계최대 온라인동영상제공(OTT)업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IPTV로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일부 셋톱박스를 대상으로 넷플릭스 시험서비스를 시작했고 15일께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에도 수많은 팬들을 확보한 넷플릭스는 기존 케이블TV와 모바일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해왔는데 이번에 IPTV에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케이블TV가입자들이 넷플릭스용 별도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했지만 LG유플러스 IPTV 이용자들은 서비스 가입만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전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콘텐츠 제작업체인 만큼 국내 시장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때마침 내년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는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행사를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한국드라마 ‘킹덤’을 메인으로 등장시키는 등 한국시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킹덤은 주지훈, 류승룡 등 스타들을 대거 투입한 데다 드라마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대본을 맡아 주목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외에도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와 예능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시즌2를 이날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안방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유료방송업계는 위기의식을 갖고 지켜보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 등 경쟁업체들은 IPTV에서 인기 해외드라마를 30일 동안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대비책에 분주하다. 정부 역시 미디어·콘텐츠제작업계에 닥칠 분위기를 주시하는 상황이다.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지난해 자체 작품제작에 투자한 금액이 무려 80억달러(8조9,320억원)에 이른다”며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만큼 국내 정서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시청자들을 블랙홀처럼 흡입할 수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시장 재편을 기대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말 기준 유료방송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89%를 차지한 4위 사업자이다. 1위인 KT(20.21%)와는 격차가 큰 편이지만 2위 SK브로드밴드(13.65%), 3위 CJ헬로(13.1%)와는 3%포인트 이내다. 넷플릭스 제휴로 시장점유율에서 역전을 노려볼 만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특히 3위사업자인 CJ헬로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1위 KT계열과 경쟁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