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남·북부서 대형산불 동시에…15만여명 대피

뷰티카운티서 최소 9명 사망·35명 실종
LA카운티·말리부 등도 강제대피령 내려

대형산불이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의 파라다이스 지역에서 9일(현지시간) 차량과 주택들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카운티에서 발화한 대형산불 ‘캠프파이어’가 카운티 내 파라다이스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킨 가운데,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 5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소방당국과 경찰이 이날 밝혔다./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와 남부에서 3개의 대형산불(캠프파이어·힐파이어·울시파이어)이 동시에 발화해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 산불들로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총 15만명에 달한다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이 밝혔다.

9일(현지시간) 현지 소방당국과 경찰,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카운티에서 발화한 대형산불로 최소 9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연락이 끊긴 실종자도 35명에 달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캠프파이어’로 이름 붙여진 이 산불은 뷰트카운티 내 파라다이스 마을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6,700여채에 달하는 마을 내 가옥이 대부분 전소했고 전체 주민 2만6,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프로판가스 폭발로 곳곳에서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화재 현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뜨거운 화염 속에서 참변을 당했다. 스콧 맥린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장은 “불길에 휩싸인 차량과 집 안팎에서 숨진 주민들이 발견됐다”면서 “워낙 바람이 강해 소방관들이 불을 끌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캠프파이어가 삼킨 캘리포니아 북부의 면적은 하루 사이에 3배나 늘었다. 현재 365㎢에 달하는 면적이 화재로 소실됐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이는 서울(605㎢)의 절반이 넘는 면적이다. 수천 명의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9일 현재 진화율은 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캠프파이어는 현재 바람을 타고 인접한 치코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추가 대피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캘리포니아 샌터로사밸리 서쪽에서 일어난 산불 ‘힐파이어’도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이 산불은 벤투라카운티로 번졌고 웨스트레이크, 캘러버스, 치즈버러캐니언 등지로 강제 대피령이 확대됐다.

‘울시파이어’로 이름 붙여진 시미밸리에서 일어난 산불은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경계를 넘나들었고, LA 서쪽 50㎞에 위치한 말리부에도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재 시속 100㎞에 가까운 고온 건조한 강풍이 불면서 산불의 위력을 키우고 있어 소방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교환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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