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풀스크린 스마트폰, 지문인식 디스플레이, 스피커·카메라 내장 디스플레이….’
성장 정체를 겪던 스마트폰 시장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10여년 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소비자가 실감할 만한 디자인 변화는 드물었지만 내년부터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앞면 전체가 화면인 스마트폰 등 획기적인 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005930)가 폴더블·풀스크린 스마트폰 로드맵을 공개했고 LG전자(066570)는 풀스크린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최근 LG전자가 출원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디자인 특허 5종을 공고했다. 디스플레이 전면부의 화면 비율을 99%까지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면부 화면 비율을 100%로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상하단부의 일정 부분은 ‘비화면’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를 비롯해 각종 센서, 음성 수화부 등을 배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파격적인 디자인’임을 자랑하며 ‘아이폰X’를 내놓았지만 상단 윗부분은 ‘U자형(노치)’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 오포·비보 등의 최신 스마트폰 화면 비율은 90% 초반 수준이다.
LG전자의 특허가 상용화될 경우 화면 비율이 99%에 달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게 된다. 카메라 촬영을 위한 구멍은 투명 디스플레이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동일한 크기의 스마트폰에서 더 넓은 화면을 즐길 수 있고 게임·영상시청 등에서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또 이 디자인은 플렉서블한 재질로 양 옆면이 휘어진다. 삼성에 비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후발주자인 LG는 이 같은 ‘플렉서블 풀스크린’ 개발을 선도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풀스크린 디스플레이 개발을 이어온 삼성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서 4종의 차세대 디자인을 공개했다. 상단을 각각 좁은 U 모양, V 모양으로 깎은 ‘인피니티-U’와 ‘인피니티-V’,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어 화면을 넓힌 ‘인피니티-O’, 완벽한 베젤리스 디자인인 ‘뉴 인피니티’ 등이다. 정보기술(IT) 전문 외신 등은 삼성전자가 인피니티-U와 인피니티-V 디스플레이를 저가 혹은 중형급 제품에 채용하고 인피니티-O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에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별도의 홈버튼 없이 화면에 지문을 갖다 대면 잠금이 풀리는 기술과 디스플레이 자체가 진동하며 풍부한 소리를 내는 디스플레이도 공개했다. 삼성은 상반기 중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도 공개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은 중국의 추격으로 더욱 치열해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공개한 ‘파인드X’는 풀스크린 구현을 위해 카메라를 전면부에서 제거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나올 수 있게 했다. 화면 비율은 무려 93.8%에 달한다. 6월 중국 비보가 출시한 스마트폰 ‘NEX’ 역시 6.59인치 풀스크린 OLED를 탑재했다. 상하단 베젤이 각각 1.8㎜, 4.3㎜인 초슬림 베젤을 구현해 화면 비율이 91.2%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오는 2019년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평균 크기가 사상 처음으로 6인치에 이르는 등 대화면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폴더블 능동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장의 규모는 2025년에 연 5,000만장 규모로 커진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플렉서블 OLED 기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디자인 혁신도 가속될 것”이라며 “삼성을 비롯해 LG, 중국 업체들이 기술 경쟁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