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유럽 직항편, 띄우기만 하면 대박

아시아나 9월 직항편 신설 후
바르셀로나 이용객 증가율 140%
대한항공 자그레브 노선도 인기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유럽 여행 열풍에 현지 신규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어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럽 자유여행이 확산하고 있어 유럽 노선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6일 항공 업계와 항공정보 포털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직항으로 가는 국적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올 들어 월 1만6,000명 수준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원래 대한항공이 주 4회 단독 운항했다. 월평균 이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은 7,000여명 수준이었다. 이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9월 바르셀로나 직항 노선(주 4회)을 개설하면서 두 항공사가 한정된 고객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9월 아시아나 직항이 생기자 인천~바르셀로나 이용 고객이 월 1만5,919명으로 8월보다 9,015명이나 증가했다. 10월에는 이용객이 1만6,684명으로 평균보다 1만명가량 늘어났다. 올 10월까지 유럽 노선 이용객은 262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는데 바르셀로나 직항 노선은 증가율이 140%에 달한다.


대한항공도 올해 9월부터 취항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의 탑승률이 80%를 넘어서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인천~자그레브 노선을 이용한 고객은 9월 4,771명, 10월 5,148명으로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크로아티아가 동유럽의 대표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직항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5월부터 취항한 인천~베니스 노선 역시 열기가 뜨겁다. 5월 이후 6개월간 이용객이 3만7,199명으로 월평균 6,200명이 직항으로 베니스를 다녀왔다.

업계는 개설하는 유럽 노선마다 이용객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외국항공사 이용객이 국적항공사로 이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유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크로아티아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주변 국가들을 동시에 돌아보기 위해서는 외항사를 이용해야 했다. 유럽에 거점을 둔 외항사들은 취항한 후 일단 자국을 경유해 바르셀로나 등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언어와 항공기 내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한 불편함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적항공사가 유럽 노선을 늘리자 외항사 이용객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신규 취항지 발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경로와 일정 때문에 외항사를 이용하는 잠재 고객이 많다”며 “신규 취항지를 발굴해 이들의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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