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세대 10나노급 미세공정을 적용한 8Gb(기가비트) DDR4 D램(사진)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D램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 외에 사실상 처음으로 우리 업체들이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후발 업체와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4분기부터 PC 및 서버를 시작으로 모바일 등에 2세대 10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한 D램은 1세대 대비 생산성은 20% 개선되고 전력 소비는 15% 이상 줄인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DDR4 규격이 지원하는 최고 속도인 3200Mbps까지 안정적인 구현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 ‘4Phase Clocking’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데이터 전송 시 주고받는 신호를 기존 대비 두 배로 늘려 제품의 동작 속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킨 기술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 정산소를 늘려 차량의 통행을 원활히 하는 것과 같다.
SK하이닉스는 전력소비를 줄이고 데이터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센스 앰프(Sense Amp) 제어 기술’도 도입했다. 이는 D램 셀에 작은 전하 형태로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감지하고 증폭시켜 외부로 전달하는 ‘센스 앰프’의 성능을 강화한 기술. D램에서는 ‘센스 앰프’의 역할이 중요한데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줄어들어 데이터 감지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했다. 또 데이터의 증폭·전달 기능을 하는 회로에 전력 소모가 낮은 내부 전원을 추가해 동작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만을 공급하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 완료된 2세대 10나노급 DDR4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용량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내년 1·4분기부터 공급에 나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