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술 현대화 나선 中...민군융합 육성 63조 투자

핵심부문 민간참여 확대
최소 14개 펀드 조성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과 핵심 지도부 전원이 제69회 국경절을 하루 앞둔 9월 30일(현지시간) ‘열사기념일’을 맞아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건국 열사 헌화식에 참석해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이 군사용으로 사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민간 부문을 키우기 위해 6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국영·민간기업 융합을 통해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민간기업에 최소 3,870억위안(약 63조원)의 자금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에어쇼)의 핵심주제도 ‘민군융합’이다. FT는 “에어쇼에 참여한 중국 민간기업들은 자사에서 생산한 제품이 중국의 방위산업 전략에 부응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당국의 민군융합 전략에 따라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은 방위산업 분야의 기술을 보유할 수 있는 민간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 14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벤처캐피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에 빗장을 열면서 신생 기술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당국이 통신부터 로켓에 이르는 방위산업의 대부분 분야에 민간기업 참여를 허용하면서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신세대 기술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대규모 방위산업 프로젝트는 북방공업공사(NORINCO)와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같은 국영 방위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 이후 통신·경화기·무인무기 등과 같은 분야에는 민간기업들이 대거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과거 금속·광업회사였던 광둥훙다는 2011년 무인기에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미사일과 폭탄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군사 분야에 진입했다. 미사일 설계와 추진체계를 개발하면서 국영 방위산업체로부터 미사일 통제 시스템을 공급받아 개발비용을 절약해온 광둥훙다는 현재 사거리를 300㎞로 제한하는 국제 수출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사거리 290㎞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미 외교협회(CFR)의 로런드 라스카이 연구원은 “인민해방군 현대화를 위한 드라이브는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드론(무인기), 항공우주와 같은 첨단기술에 특화된 일련의 스타트업이나 민간기업들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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