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왼쪽) 분당서울대병원·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심장에서 혈액을 펌프질하는 좌심실의 이완·수축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콩팥(신장) 손상 위험이 최대 8.8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원 환자 가운데 두 기능 모두 하위 25%에 속하면 상위 25%보다 급성 콩팥손상 위험이 2.3배,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콩팥기능부전(신부전) 위험이 8.8배나 높았다.
1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세중 교수와 한승석 서울대병원 교수(신장내과)팀이 지난 2013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2만1,574명 중 입원 전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은 1,327명(평균 66.2세)을 좌심실의 기능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눠 2015년 8월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심장에 문제가 생겨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은 입원환자 1,327명 중 15.8%(210명)는 입원 당시 이미 급성 콩팥손상 상태였다.
좌심실의 이완 기능이 떨어지는 하위 25% 그룹은 상위 25%에 비해 급성 콩팥손상 위험은 1.9배, 콩팥기능부전 위험은 4.1배였다. 좌심실의 수축기 심장박출률 하위 25% 그룹의 급성 콩팥손상 위험은 1.6배, 콩팥기능부전 위험은 1.3배였다. 이완·수축 기능 모두 하위 25%에 속한 입원환자들은 상위 25%에 비해 급성 콩팥손상 위험은 2.3배, 콩팥기능부전 위험은 8.8배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좌심실의 이완기 팽창능력이 약하고 뻣뻣할수록 좌심방으로부터 혈액을 받는 능력이 떨어진다. 수축기 심장박출률이 낮다는 것은 산소·영양분을 실은 신선한 혈액이 좌심실에서 온몸으로 많이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콩팥기능부전은 콩팥의 기능이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져 투석이 필요한 상태다. 급성 콩팥손상은 혈청 크레아티닌이 0.3㎎/㎗ 또는 1.5배 이상 증가한 경우다.
김세중 교수는 “심장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는 좌심실의 기능이상만으로도 급성 콩팥손상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라며 “좌심실의 이완·수축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서 콩팥손상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심장초음파 결과를 바탕으로 콩팥 건강에 대해 더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장학 국제학술지(BMC nephrology) 10월호에 발표됐다.
심장은 우리 몸속에서 혈액이 순환하도록 피를 받아들이고 내보낸다. 콩팥은 몸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고 비타민D3 활성화, 레닌·조혈호르몬 분비, 세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액의 산성도·전해질·수분을 조절한다. 심장과 콩팥은 혈압·빈혈·전해질·체액량을 함께 조절하며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장기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콩팥병의 대표적 증상은 고혈압·다리부종·빈혈 등이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소변에 피·단백질 등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