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깡통주택·전세 현실화

충청·경상권 입주물량 부담에
매매·전셋값 역전 사례 잇달아


입주 물량 부담으로 지방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 폭이 커지면서 ‘깡통주택·깡통전세’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깡통주택은 매매가격 하락으로 전세와 대출금이 매매가 보다 높은 주택, 깡통전세는 이로 인해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전세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주택을 의미한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남, 경북, 충남, 충북 등 지방을 중심으로 깡통주택과 깡통전세가 늘고 있다. 대부분 매매·전셋값이 동반 하락했거나 2년 전 대비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더 많이 떨어진 곳이다. 이들 지역에선 매매가격이 2년 전 세입자와 계약한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내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현재 매매가격이 2년 전 전셋값 밑으로 떨어지면서 재계약 분쟁이 늘고 있다. 성산구 대방동 S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년 전 전세가가 2억∼2억 2,000만 원에 계약됐는데 현재 매매가는 이보다 평균 4,000만 원 낮은 1억 6,000만∼1억 8,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감정원 조사 결과 최근 이 지역에서 거래된 전세 물건의 65%가 ‘깡통전세’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과 충청권에서도 역전세난 문제가 심각하다. 구미 옥계동 K 아파트 전용 59㎡는 2년 전 전셋값이 6,100만∼7,100만 원 선이었는데 최근 실거래 매매가는 4,000∼5,000만 원 선에 그친다. 청주 상당구 용암동 F아파트 전용 51㎡는 2년 전 전셋값이 1억 3,500만∼1억 4,000만 원인데 현재 매매가격은 1억 2,800만∼1억3,000만 원으로 2년 전 전셋값보다 싸다.

이처럼 지방의 깡통주택, 깡통전세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2016년에 걸쳐 지방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부터 이들 지역의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해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깡통주택 속출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입주 물량이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깡통주택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과도한 집값 하락으로 세입자 등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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