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경찰대 36기 신입생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2020학년도부터 경찰대 1∼3학년생의 의무합숙과 제복 착용이 폐지돼 희망자만 기숙사를 이용하는 쪽으로 학사제도가 바뀐다.
경찰대학 개혁추진위원회는 앞서 경찰대 교육역량 강화와 순혈주의 해소 등을 위한 16개 세부 개혁과제를 13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경찰대는 2021학년도부터 고졸 신입생 선발 인원을 50명으로 현재 100명에서 절반 줄인다. 대신 2023학년도부터 현직 경찰관 25명·일반 대학생 25명에게 3학년 편입 기회를 준다.
편입학 지원자격은 고등교육법상 학교 등에서 65∼70학점 이상을 이수한 사람이며, 2∼3년제 전문대나 학점인정제도, 평생교육(독학사) 학점도 인정한다. 일반 대학생 편입학에는 전공 제한이 없고,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처럼 ‘법령상 임용 결격 사유가 없는 자’에게만 자격을 준다. 전형은 학부 성적과 어학 점수를 평가하는 1차 서류전형, 필기시험과 체력검정으로 이뤄진 2차 전형, 3차 면접전형으로 진행된다.
신입생 입학연령 상한은 현재 입학 연도 기준 21세에서 41세로 완화하고, 편입생은 43세로 둬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늦어도 2021학년도부터는 여학생 선발 비율 12%를 폐지하고 남녀 통합모집을 시행할 전망이다. 현재 통합모집을 위한 체력검정 기준을 마련하고자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소양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활지도 방식을 개편한다. 2020학년도부터 1∼3학년생은 희망자만 자율적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제복은 착용하지 않는다. 다만 경찰관 임용을 앞둔 4학년에게는 합숙과 제복 착용 의무가 부여된다. 군사문화 잔재로 지적된 제식훈련은 입학 전 신입생 적응교육인 ‘청람교육’과 임용식 훈련 때만 시행하고, 청람교육은 대학 생활을 안내와 자긍심·윤리의식 함양에 집중한다.
경찰대 내에 성차별·성희롱 고충상담센터와 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하고, 인권·성인지 교육 전담인력을 확보해 인권의식과 성인지력을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2019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졸업 후 의경부대 소대장 근무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전환복무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국비로 전액 지원되던 학비와 기숙사비 등은 1∼3학년까지는 개인이 부담하되, 국립대 수준 장학제도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대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현재 치안정감이 맡는 경찰대학장 직위를 외부 개방직 임기제로 전환하고, 교수진의 대학 운영 참여도 확대한다.
경찰은 편입학제 도입과 입학연령 제한 완화, 의무합숙제 개선 등을 담은 대통령령 ‘경찰대학의 학사운영에 관한 규정’이 이달 초 경찰위원회를 통과해 이르면 2개월 내 개정이 완료되고, 오는 2021학년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비 개인 부담과 경찰대학장 외부 개방직화는 경찰대 설치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내년 중 정부안을 발의해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대 개혁추진위원장 박찬운 한양대 교수는 “그간 경찰대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최대한 해소하면서도 경찰의 입직 여건을 고려해 유능한 경찰 인재 양성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현실적 대안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