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는 대규모 국책 사업인 만큼 시공사 선정부터 까다로웠다. 발주처인 인천공항공사는 전체 공사를 무려 약 80개의 공정으로 나누었다. 그중에서도 현대건설(000720)이 맡은 내부 마감 및 부대설비 공사는 금액만 약 4,500억원에 이르는 중요 공사였다. 입찰에는 국내 대형업체 8개사가 참여했는데 유일하게 현대건설이 가격 적정성 심사를 통과해 수주를 따냈다.
현대건설이 내부 공사에 착수한 것은 2015년 5월부터다. 타사가 시공한 외장과 골조에 건물 내벽과 천장, 바닥을 이어 시공하는 것은 일반 공사보다 훨씬 난해한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선행 공정이 3개월 정도 미뤄져 공기가 촉박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장일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공기 연장은 불가능했다.
현대건설은 초유의 강수를 뒀다. 2015년 9월께부터 벽체와 금속공사, 기계 및 전기공사, 기타 조경공사 등 거의 모든 공정을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공사가 피크를 이룬 2016년 11월께에는 현장 직원만 100여 명, 기능공을 포함한 전체 작업 인원이 무려 2,300명에 달했다. 준공을 앞둔 2017년 5월부터 그해 7월까지는 심야 공사를 포함한 집중 돌관공사를 수행했다.
현장 직원들에게 제2여객터미널 공사는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일반 건축물이 아닌 대공간, 국가사업 중에서도 공항이라는 건물의 특수성 때문이다. 준공을 앞두고 공항이 테스트 운영에 들어간 후에는 공항 내부가 보안구역으로 지정돼 직원들의 현장 출입과 퇴장에만 각각 두 시간씩 걸렸다.
조명 기구만 해도 무려 120종류, 8만 8,000개나 사용됐다. 공사 완료 후에는 품질 점검을 통해 약간의 이색이 발생한 자재 또는 각도가 틀어진 곡선 및 곡면 자재를 전부 찾아내 바꿨다.고창희 현대건설 공사팀 부장은 “국내 모든 종류의 건축 마감자재가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UAE 아부다비 알아인 국제공항,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한 이력이 있다. 그간 쌓아온 건설 기술력과 공사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