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는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개최된다. 이날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와 금융감독원의 그간 주장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분식회계 의혹을 놓고 1년 반 넘게 삼성바이오와 금감원이 벌인 공방도 이날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가 각각 회계당국의 신뢰도와 기업 브랜드 이미지 등을 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선위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삼성바이오·회계법인·금감원의 입장을 들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오전9시께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증선위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회계방식 변경에 문제가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지난 2015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민간 위원들로 구성돼 있어 회계기준 변경의 적절성뿐 아니라 바이오 산업에 대한 설명에도 집중하며 무혐의 논리를 설파해왔다. 삼성바이오의 입장을 들은 뒤 증선위는 회계법인과 금감원의 진술도 청취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근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것은 명백한 분식회계라는 주장을 다시 한번 펼치며 증선위원들에게 자신들의 논리를 수용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입장을 취합한 증선위원들은 회의를 거쳐 오후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해관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균형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를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판단할 경우 삼성바이오는 추가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는 이미 콜옵션 공시 누락은 고의라는 증선위 판단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대로 고의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금감원은 감리 신뢰도 실추뿐 아니라 삼성바이오의 불확실성을 키운 책임에 대한 비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