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펀드가 올해 5,000억원이 빠져나가며 자금 유출이 가장 큰 펀드로 나타났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펀드에서 올 들어 5,183억원이 빠져 40개 테마 펀드 중 가장 자금 유출이 컸다. 원자재(-3,684억원), 배당주(-2,966억원), 금융펀드(-1,799억원)와 비교해도 자금 이탈이 많았다. 특히 10조원 규모의 배당주펀드가 3,000억원가량 이탈한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1조7,722억원의 삼성그룹주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상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주는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1개월 수익률이 5.38%로 40개 테마 펀드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성과 수익률을 겸비한 ‘일석이조’ 펀드로 통했으나 이후 인기가 급격히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직후인 지난달 초 5만4,000원선에 육박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꾸준히 이어져 10월에는 연저점인 4만400원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또 다른 기대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속된 분식회계 논란에 12일 30만원선까지 깨지며 연고점(60만원) 대비 반토막 났다.
이런 영향으로 삼성그룹주펀드의 1년 수익률은 -10.36%를 기록하며 올해 처음 두자릿수로 추락했다. 단기 수익률 역시 1개월 -5.69%, 6개월 -9.29%로 좋지 않다. 올 1월 1년 수익률이 37%였던 것을 고려하면 40% 넘게 떨어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주의 반등 모멘텀이 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이 16조7,000억원으로 분기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분기 영업이익 감소세는 내년 1·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반도체 업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JP모건이 애플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부정적인 것도 삼성그룹주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