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텔링]'갓종원' 백종원, '제2의 대박' 위한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목조사업 하다 IMF 만나 17억원 빚으로 좌절
쌈밥집으로 재기 이어 한신포차 등 대박 행진
고객우선·가격 파괴 등 자신만의 전략이 주효
지난해 20개 브랜드·매출 1,741억원으로 성장
中企 지위 박탈 예고 등 새 도전 요인 넘어야


‘외식업계의 미다스 손’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백종원을 떠올릴 것입니다.

강남의 작은 쌈밥집에서 지금의 더본코리아를 일군 이야기는 꽤 유명한 성공 스토리가 됐으니깐요.

그런데 요즘 이 더본코리아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아시나요?

얼마 전 국정감사장에 백 대표가 나타났습니다. 그 자리를 흡사 백 대표의 창업 강의장처럼 만들어 버렸죠.

이렇게 외식업게 ‘아이돌’과 같은 백 대표.

하지만 그가 지금껏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닙니다.

백 대표가 외식업계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1993년부터입니다. 그때는 외식업보다 목조주택 건축 사업에 더 심취해 있었죠. 당시 백 대표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당시 한창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목조건축 사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꽤 성공을 거뒀지만 청천벽력과도 같이 하필 외환위기가 터진 탓에 사업이 실패하고 손에 남은 것은 17억원의 빚과 건축 사업을 시작할 때 인수했던 작은 쌈밥집 뿐이었습니다.


좌절했던 백 대표는 쌈밥집을 밑천으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동네 한구석의 식당 아저씨’로 늙어갈 수는 없다고 다짐한 거죠.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가게를 홍보하고 고객이 우선이라는 믿음 아래 착실히 장사를 계속했고 결국 입소문이 나고 작은 쌈밥집 앞은 항상 고객들로 가득해졌습니다. 이 성공을 기반으로 선보인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등의 브랜드가 ‘초대박’이 났고 지금의 ‘밥재벌’ 백종원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거죠.


따지고 보면 백 대표의 ‘마인드’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했던 식당 사장들과는 좀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바로 고객 우선주의와 가격 파괴전략이 지금의 성공을 만든 가장 중요한 요소죠. 우선 고객들의 행동을 통해 모아진 심리 요소를 가게에 반영했고 여기서 그 유명한 ‘30대 70 법칙’이 탄생했습니다. 고객이 음식을 통해 얻는 맛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식기나 인테리어를 통해 느낄 수 있다는 말이죠. 이런 백 대표만의 법칙은 가게들에 적용돼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는 음식점에서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가성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많고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외에도 메뉴의 전문화, 빠른 유행 파악 등 외식 프랜차이즈 성공을 위한 끊임없는 고민이 브랜드 전략에 고스란히 녹아있죠.


더본코리아의 성장세를 보면 정말 ‘억’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41억원. 최고점을 찍었던 2016년 1,749억원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어마어마한 액수죠. 불과 5년 전인 2013년 775억원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매출뿐 아니라 브랜드와 가맹점도 정말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기준 20개 브랜드에 1,300여 가맹점 수를 기록했는데 5년 전 490개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거죠.

더본코리아는 해외 진출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죠. 지난 2005년 중국 칭다오에 처음 진출을 시작한 이후 지금은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 해외 법인과 8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경영투명성 확보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포부도 갖게 됐습니다. 추정되는 기업 가치만 해도 무려 3,000억원에 이를 정도죠.


하지만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승승장구할 때는 보이지 않던 위기 요인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단 준비 중인 상장이 첫 번째 불안 요인입니다.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의 예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죠. 지난 4월 이디야커피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상장이 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주주와 가맹점주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 문제 때문이었죠. 회사 입장에서 주주가치를 올리려면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합니다. 결국 가맹본부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반대로 가망점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거죠. 같은 문제를 더본코리아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불안한 것은 또 있습니다. 더본코리아라는 기업과 백종원이라는 사람은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운명 공동체 같은 것입니다. 지금은 ‘국민스타’ 급인 백 대표의 이미지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무너질 경우 사업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더본코리아의 브랜드와 점포 수가 급팽창하면서 이미 견제구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투 때문이건, 정당한 이유 때문이건 말이죠. 가령 일부 사람들은 더본코리아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문어발 확장에만 열을 올린다고 비판하고 있고 개인적인 식당 사업에 방송을 이용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년4월 더본코리아는 중소기업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죠. 지금도 다른 외식업체들은 매출액이 1,000억원이 넘는 더본코리아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출점 제한 등의 규제를 받으면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이 힘들게 되죠.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백 대표도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 모습입니다. 백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잘 알고 있는 듯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직접 국정감사 자리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가맹비를 인하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죠.

사실 백 대표가 주먹구구식이던 한국 외식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백 대표의 맹활약 덕분에 소비자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외식 산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죠.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과연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성장’과 ‘상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수 있을까요?
/이종호기자 홍나라인턴기자 phillie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