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가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2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몰이를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감리 이슈로 인한 바이오주 투심 악화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가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고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주목할 만한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그간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혁신기업에 필요한 모험자본을 투자하고 투자의 성장 과실을 공유하는 기회를 공유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상품으로 지난 4월 5일 첫 출시됐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후 7년 이내의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이 발행하는 주식 등에 투자한다. 특히 펀드 재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에 투자하는데 신규무담보전환사채와 신주인주권부사채도 투자 대상이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부분은 세제혜택이다. 코스닥벤처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3년간 펀드를 유지할 경우 투자금 3,000만원 한도 내에서 10%까지 소득공제(한도 300만원)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상장 공모주식의 30%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행 소득세율(지방소득세 포함)이 소득에 따라 6.6%~44.0%까지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연말 정산 시 19만8,000원에서 최대 132만원까지 환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혜택 덕분에 출시와 동시에 자금이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받았지만 증시 하락으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9월 들어 설정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코스닥벤처펀드 중 6개월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펀드는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1.59%)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제혜택이 자금유입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만큼, 자금 유입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주가가 저점 근처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 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그간 주가 폭락으로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3년 이상 보유해야 세제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세제혜택과 수익률 상승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코스닥벤처펀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정책 보완 노력을 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공모 코스닥벤처펀드의 의무투자비율 준수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소득공제나 공모주 우선 배정 등 혜택을 받으려면 펀드 설정 후 6개월 이내에 운용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고 펀드 자산의 35% 이상은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그간 대내외 악재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돼 6개월 이내에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당국은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 의무투자비율 준수기한을 연장해 원활한 자산운용과 추가 공모펀드 조성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상품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최대 20% 이상 나는 만큼, 해당 상품의 특성을 꼼꼼하게 살펴 선택해야 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