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유가 반등 불구 약세장

다우지수 0.81% 하락 속 나스닥도 0.9% 내려
산유국 감산 논의에 WTI 등 1% 가량 반등
금값은 달러가치 하락 반전에 0.7% 상승 마감



글로벌 증시는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일제히 약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5.99포인트(0.81%) 하락한 25,080.5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60포인트(0.76%) 내린 2,701.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4.48포인트(0.90%) 하락한 7,136.3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가 움직임과 미국 물가 지표, 주요 기술주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유가 반등과 무역정책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 등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상승세를 탔지만 이를 이어가진 못했다. 대장주인 애플 주가가 장중 한때 3% 이상 급락해 최근 고점 대비 20% 넘게 내리는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부진한 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와 UBS 등은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전망 및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규제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행주의 하락 압력이 가중된 점도 증시 불안을 가중했다.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 의원이 “트럼프 정부의 은행 규제 제한 노력은 끝날 것”이라고 말해 규제 완화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워터스 의원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독일의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2% 하락해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유가는 전일까지의 12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이날은 반등에 성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알려진 것보다 큰 하루 평균 140만 배럴 감산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전일 하루 만에 7% 이상 폭락한 데 따른 반작용도 작용했다.


무역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다. 블룸버그 등 미국 경제매체들은 백악관이 수입 자동차 관세를 당분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놨다.

미국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표(CPI)에서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2.1% 오르면서 지난달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시장 예상보다도 낮았다.

영국의 브렉시트도 한고비를 넘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결과 내각이 브렉시트 초안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초안을 승인하면 유럽연합(EU)과의 합의가 타결된다.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2.8% 하락 마감했으며 다우지수 종목인 골드만삭스도 1.2%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반등 모멘텀 역시 살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독일의 3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의 갈등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28% 떨어진 7,033.79로 거래를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068.85로 장을 마쳐 전날보다 0.65%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52% 떨어진 11,412.53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도 3,205.96으로 장을 마감해 0.58% 떨어졌다.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이날 올해 3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해 지난 2014년 2분기 이래 가장 낮았다고 발표해 EU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1% 가량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56달러(1.0%) 상승한 56.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상승한 것은 13거래일 만으로 특히 전날 7% 이상 폭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68달러(1.04%) 오른 66.15달러에 거래됐다. 최근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분석 속에 저가성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펙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 반등을 이끌었다.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8.70달러(0.7%) 상승한 1,21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달러화가 하락 반전했고, 이는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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