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회째를 맞이한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가 15일 부산 해운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가운데 관람객들이 행사장 내부에서 PC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개국 689개사가 참여했으며 전년 대비 3.8% 늘어난 2,966개 부스가 마련됐다. /연합뉴스
외국계 게임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를 계기로 대대적인 한국 시장 공습에 나선다. 게임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돕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등을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스타를 10년째 연 부산시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전용 시설과 특화 단지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 유치에도 도전한다.
지스타 개막일인 15일 방한한 에드 조브리스트 에픽게임즈 총괄 디렉터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에서 다른 글로벌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서 “어째서 ‘포트나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임인지 앞으로 본격적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총싸움게임(FPS) 포트나이트는 지난해 7월 출시됐으며 가입자 2억명에 동시접속자 수는 340만명에 달하는 최정상급 온라인 게임이다. 운영사인 에픽게임즈는 지난 8일 국내 PC방에 포트나이트를 공식 출시했고 이번 지스타의 주요 후원사도 맡았다. 외국계 게임사가 지스타의 주요 후원사로 이름이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국내 출시 1주일밖에 안 된 만큼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 포트나이트가 계속 화젯거리로 떠오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국 게임사 ‘XD글로벌’과 ‘텐센트’도 각각 지스타에 별도로 전시관을 냈다.
게임 시장 확대와 함께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른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분야에서도 해외 기업이 이례적으로 지스타에 직접 전시관을 내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상품 ‘애저’를 앞세워 전시관을 마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산 지역에 제3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 등 한국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구글도 전시관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넥슨과 넷마블이 총 18개 게임 신작을 공개했다. 넥슨은 1996년 출시한 자사의 첫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해석한 ‘바람의나라 : 연’을 선보였고 넷마블은 ‘블레이드앤소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공개했다. 또한 네이버의 클라우드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는 ‘게임팟’,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베이스2.0’이라는 클라우드 상품을 각각 내세워 지스타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지스타를 2009년부터 열고 있는 부산시는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해운대 센텀1지구에 ‘게임융복합타운’을 건설한다. 이 시설에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비롯해 게임 전시 체험관, 산업 지원·연구개발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80억원을 투입 대규모 경기장을 마련해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인 ‘블리즈컨’에 버금가는 국제 경기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해운대 센텀 2지구에 국내외 게임 기업이 상주할 수 있는 ‘게임특화단지’도 조성한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10년 동안 지스타를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시켜온 저력을 바탕으로 부산을 세계적인 게임산업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날부터 시작돼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지스타는 2004년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36개국 689개사가 참여했고 전시관(부스)는 2,966개로 전년 대비 3.8% 늘어났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는 역사상 가장 빨리 전시관 모집이 마감돼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면서 “신작 게임을 비롯해 e스포츠나 코스프레 행사 등 다양한 즐길 거리로 관람객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