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동네가게에 매장 차리며 이름 날렸죠"

창업 2년만에 가맹점 250개…유민호 치킨플러스 대표
하루매출 50만원 내던 가맹점
인수 후에 100만원으로 '껑충'
가맹점 늘려 브랜드 인지도 높여
올해 매출액 작년보다 네배 뛸듯


“치킨플러스는 새로운 지점을 열려는 동네에서 보증금과 권리금이 가장 낮은 가게부터 찾습니다. 보증금과 권리금이 낮다는 것은 장사가 정말 잘되지 않았다는 건데 그런 곳에 들어가 성공하면 주변에서 오픈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지난 2016년 국내에만 수십 개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있는데다 폐업률도 높아 대표적 레드오션으로 손꼽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 30대의 젊은 창업자 유민호(38·사진) 치킨플러스 대표가 뛰어들었다.

그는 “좋은 상권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치킨은 어디에나 수요가 있는데다 가성비도 좋아 재주문율이 높은 상품”이라며 “수요가 보장된 만큼 공급 요인만 잘 맞추면 후발주자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치킨플러스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장사가 안돼 보증금과 권리금이 낮은 가게에 지사를 오픈한다. 이후 해당 매장을 성공시킨 뒤 반경 1㎞ 초과 지역에서 또다시 보증금과 권리금이 낮은 가게 등에 추가 매장을 여는 방식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튀김기와 홍보비 등의 창업자금을 일부 지원해 더 많은 가맹점주를 끌어들인다. 유 대표는 “소비자가 배달음식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가장 큰 기준은 브랜드”라며 “인테리어 등으로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 내점과 달리 배달음식은 매장 수를 늘려야만 더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는 만큼 가맹점을 늘리고 인지도를 높여 주문을 늘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 매출 50만원을 내던 타 치킨 브랜드 가맹점을 치킨플러스로 바꾼 뒤 일 매출이 100만원으로 늘었다”며 “치킨플러스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런 전략으로 창업 2년여 만에 치킨플러스의 가맹점은 250개에 달하며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3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한 달에 평균 20개의 매장을 오픈하면서 월 매출액만 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올 한 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거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의 전략기획팀 등에서 근무하며 치킨과 관련된 사업 노하우와 인맥 등을 쌓았다. 덕분에 현재 치킨플러스의 연구소는 타 치킨 브랜드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이들과 연구소장 출신, 세계 요리대회 금상 수상자 등으로 탄탄한 맨파워를 갖추고 있다. 유 대표는 “전문가들로 연구소를 구성한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치미상궁’이라는 별도의 테스트단을 만들었다”며 “치미상궁을 한 달에 한 번가량 만나 신메뉴를 테스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부서의 직원들에게 권한을 이양해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업무 담당자가 상사보다 훨씬 많이 고민한 뒤 보고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권은 상사가 갖는데 이는 잘못됐다”며 “치킨플러스는 상사의 지시 없이도 모든 부서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시스템이 구성됐기 때문에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개발팀은 ‘맛있으면서도 저렴한 음식’을, 구매팀은 ‘좋은 재료를 적시에 공급한다’는 방향성에만 맞는다면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만큼 상사로 인한 불필요한 보고나 지시 등이 없어져 효율성과 업무환경이 최상으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방침 덕에 치킨플러스는 해외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미 말레이시아에 네 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네 개의 매장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중국 톈진에도 1호 지사가 문을 열었으며 다음달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치킨플러스 1호점이 열린다. 이 밖에 미얀마 등에서의 매장 오픈도 추진하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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