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NH투자증권 사원
김병수 한국투자증권 과장
증권사, 금융투자업계 취직 희망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직군은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다. 여의도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직군이자 투자자들이 언론매체,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증권사 영업직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금융맨이기도 하다. 요즘은 이들을 제치고 ‘IB맨’이 ‘여의도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고 인재들이 IB로 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형 증권사 IB 부문에 입성한 ‘주니어’들로부터 성공의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김동현 NH투자증권(005940) Structured Finance부 사원= 2017년 12월 입사한 김동현 사원은 “회사원이 아니라 ‘금융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의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는 IB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준비도 잘 갖춰져 있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탓에 대학 시절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고, 부동산 금융·개발학회를 설립하고 도시재생 공모전 수상, 지역재생 스타트업 창업, 시행사 인턴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자기소개서에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IB에서 부동산금융을 하겠다”고 적었다. 마침 증권사들이 관심이 많은 사업이기도 하다.
IB 지원자들은 대부분 금융에 정말 관심이 많고 경력도 화려하다. 이 때문에 “IB 채용시장에서 정량적 스펙은 기본일 뿐 핵심이 아니며,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지원자의 의지와 관심을 행동·실천으로 옮겼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신만의 경험과 스토리”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신문 스크랩과 경제공부보다는 “가고싶은 IB의 방향성과 목표를 기반으로 이에 부합하는 주제들을 탐구하는 쪽이 좋다”고도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IB’는 날카롭고 공격적인 인재들의 집합소 같은 이미지다. 입사 전 김 사원의 상상 속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실제 IB 부문에서 만난 선배들은 오히려 부드러운 쪽에 가까웠다. “실제 업무도 독자적인 결정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주어진 제약조건과 이해관계 속에서 합의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형태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다보니 외유내강 스타일로 네트워크 유지와 영업에 힘쓰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원은 “전문성도 갖춰야 하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수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2부 과장= 입사 6년차인 김병수 과장은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경험을 쌓고 보람을 느끼고 싶어 IB를 희망했다. 금융투자업, IB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갖춘 금융권 인턴 경력이 도움이 됐다. 특히 면접에서 전공(전기컴퓨터공학)과 관련해 높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과장은 “면접에서 IB 업무는 무엇인지, 왜 IB 부문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자신의 능력이 IB 부문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면접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IB에는 단순히 재무·회계뿐만이 아니라 산업을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공학을 전공해 기업들의 사업을 이해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 역시 ‘협업할 수 있는 인재상’을 강조했다. “실제 IB 부서에서 업무를 경험해보니 하나의 딜을 소수 인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해야 하고, 자신의 딜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딜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협업할 일이 많아 소통이 원활한 사람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