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스타트업 활용을 통한 기업 성장전략

윤권현 삼정KPMG 상무


디지털 혁명으로 불렸던 3차 산업혁명을 거쳐 기술이 사회·인간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다.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을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중 혁신적인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시도들이 주목받고 있다.

혁신적 스타트업들은 매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확산 속도도 점차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 1975년에 설립된 마이크로소프트가 포춘 톱100에 진입하는 데 27년이 걸린 데 반해 1998년에 설립된 구글은 그보다 1.9배 빠른 14년 만에 100위 이내에 진입했다. 스타트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기존 시장의 강자가 급속하게 몰락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1970년대 나이키가 18배 큰 아디다스를 추월하는 데는 20년이 걸렸지만 2000년대 넷플릭스가 22배 큰 블록버스터를 추월하는 데는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혁신기업의 급격한 성장은 기존 시장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며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크게 산업 간, 지역 간, 생산자와 소비자 간 경계가 붕괴되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예상하지 못했던 산업 혹은 분야에서의 강력한 신규 경쟁자 출현으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우다. 유튜브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유튜브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의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지상파방송 산업 및 광고 산업의 경쟁구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두 번째 형태는 지역 간 경계 붕괴로 인한 변화다. 국경 및 지역적 구분의 의미가 희미해지면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데 있어 제약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우버는 불과 5년 만에 세계 78개국 471개 도시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 번째 형태는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경계가 무너진 경우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발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전통적 역할과 지위를 흔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등장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는 소비자가 곧 공급자이기도 한 플랫폼을 제공해 글로벌 숙박 산업 내에서 기업가치를 단기간 내에 3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기존 경계를 파괴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출현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전통적 사업 모델의 변화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기존 기업을 위협하고 기존 산업의 틀을 깨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국내 다수 기업들은 지속적인 사업 모델 변화와 내부 혁신을 통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지만 이 같은 노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기업들은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이나 인수·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기업, 대학과 민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고 이들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 동반성장을 이뤄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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