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의 '베이징 포스코센터' 베팅 통했다

中 베이징 오피스 건립 금지로
매입 후 자산가치 되레 높아져
LG·SK 등도 부동산 규제 수혜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 포스코 센터

포스코(POSCO(005490))가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베이징 시내에 신규 오피스 건립을 중단시키면서 포스코가 지난 8월 말 지분을 인수한 베이징 포스코센터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현재 베이징에 오피스 빌딩을 건설 중인 삼성을 비롯해 오피스 빌딩을 보유한 LG(003550), SK(034730) 등의 자산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말 베이징 북5환로 이내와 남4환 이내에 오피스와 호텔 등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도시 과밀을 억제하고 중장기 도시 계획을 재수립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포스코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첫 시험대였던 베이징 포스코센터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지난 2015년 11월 준공된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포스코차이나가 51%, 포스코건설이 49%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올해 초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올 중순 입찰 후 중국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포스코가 8월 말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하고 포스코차이나에 3,528억원을 추가 출자해 나머지 지분을 모두 가져왔다. 권오준 전 회장 시절만 하더라도 매각을 위해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까지 진행했으나 최 회장 취임 이후 기조가 바뀌었다. 최 회장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포스코가 에너지·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비철강 부문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힌 만큼 부동산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베이징 왕징 지역의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과감하게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삼성, LG, SK 등 베이징에 자산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수혜를 보게 됐다. 삼성은 현재 베이징 핵심 상업지구인 조양구에 오피스 빌딩을 짓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이 현지 법인에 출자해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준공 이후에는 삼성 계열사들이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또 LG는 지난 2005년 베이징 핵심 업무 지구인 천안문 광장 인근 창안대로에 베이징 트윈타워를 준공했으며,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베이징 트윈타워는 현재 LG전저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계열사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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