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갖고도 정부 뒷짐...수소경제, 잃어버린 10년

韓 루테늄촉매 개발 성공하자
中 발빠르게 자원 확보 나서
정작 우리는 미동조차 없어


지난해 2월 백종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은 루테늄을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얻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촉매제인 백금가격의 4%에 불과해 에너지 분야의 쾌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루테늄 가격은 급등했다. 1온스당 40~80달러 선이던 루테늄은 논문 발표 직후 치솟아 최근 270달러를 찍었다. 중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루테늄 광산을 입도선매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15일 “중국은 루테늄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으나 정작 기술을 개발한 우리 정부는 미동도 없다”며 “기술을 가지고도 돈은 중국에 빼앗길 판”이라고 꼬집었다. 10여년 전부터 수소경제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상용화 등 추가 조치에는 뒷짐을 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랬다. 정부는 2005년 ’수소원년’을 선포하고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10년 넘게 수소생태계 조성을 등한시했고 그 사이 일본·독일 등은 수소 압축·액화 등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은 “우리는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일부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10년 넘게 투자를 게을리해 생산·저장·운송·충전 인프라 분야에서 70%가량을 외국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교수도 “선진국들은 도시가스처럼 수소를 공급하는 망을 설치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하지만 우리는 10년 넘게 진입단계에서 서성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능현기자 세종=강광우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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