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다툼 가능성...한진그룹주 수직상승

■KCGI, 한진칼 2대주주로
한진칼우·대한항공우 등 급등
오너 일가와 주총 표대결 때
국민연금 설득이 관건될 듯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가 대한항공우(003495)도 29.70% 껑충 뛰었다.

전날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지분율 9%)를 주당 2만4,557원에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만든 KCGI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회사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분 17.84%를 보유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율이 28.95%인데 KCGI는 이번 지분 확보로 기존에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제치고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KCGI의 강성부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지난 2005년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내 유명세를 탄 지배구조 전문가다.


증권가는 KCGI가 한진칼의 이사진 교체를 통해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점을 감안하면 많은 소액주주들이 그레이스홀딩스에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이사회 장악 이후에는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 참여 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경영진 퇴임 요구를 받아온 한진칼은 행동주의 투자의 핵심인 사회적지레(Social Lever)가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업”이라며 “특히 강 대표는 LK파트너스 대표 시절 현대시멘트 인수, 요진건설산업 지분인수 등에 대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한진 오너 일가와 KCGI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경우 국민연금 등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 되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물컵 갑질’ 등 사태가 벌어진) 6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 방안을 청취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율이 다음으로 높은 국민연금의 소극적인 태도를 돌려놓는 것이 KCGI로서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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