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는 이재명 부인" 수사결과에 엇갈린 정치권

"검찰수사 지켜봐야" vs "대국민 사과해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2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hkkim)’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사법부의 판단 및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이 지사의 즉각적인 사죄를 요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당사자(김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 여부와 법원의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당헌·당규상으로도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면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경찰 조사결과는 김씨의 혐의가 사실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빈약하다”며 “향후 검찰 수사에서 분명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변인은 “익명에 숨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폐해가 넘쳐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경찰은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가 동일인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우연이라며 이런 판단을 내렸다”며 “이제 이 지사 부부는 이중적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 지사 부부는 언제까지 국민을 우롱할 것인가”라며 “더는 국민 기만과 정치 불신을 조장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배설에 가까운 글을 올린 주인공이 잡혔다”면서 “이쯤 되면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 지사 부부를 향해 ‘쌍욕일체, 가증일체, 위선일체의 부부’라고 비난하며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문정선 평화당 대변인은 “국민은 정치인의 거짓 해명에 다시 한번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 지사는 경기도민과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비운의 여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지만, 비루한 여인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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