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년간 경기도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기준으로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오산시다. 이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0월 기준 1억 9,53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697만 원이나 떨어졌다. 다음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역은 안성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293만 원 떨어진 1억 3,638만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경기도 28개 지역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곳은 이 두 곳을 포함해 8곳 뿐이며 1,000만 원 이상 하락한 곳은 3개 지역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경기도 오산, 안성, 평택, 안산 등 서남부 지역 주택시장이 동반 침체의 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개발 호재에도 주택공급 물량이 넘쳐나면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3기 신도시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 하락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토대로 올 10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평택이 -7.29%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안산이 -7.17%, 안성 -7.03%, 오산 -5.04% 순이었다. 이들 지역 외에도 경기도 내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곳들은 많지만, 대부분 낙폭이 1~2% 안팎으로 소폭에 그쳤다. 평택과 안산, 안성, 오산 4개 지역의 높은 가격 하락률은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 값이 1.68% 증가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처럼 평택과 안산, 안성, 오산에서 아파트 값이 유독 크게 떨어진 이유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수요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인데도 올해 상당한 물량의 아파트가 공급된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택에는 올 한해 8,963가구가 공급됐으며 내년 1분기에만 무려 5,610가구가 더 공급될 예정이다. 안산은 올해 6,810가구, 안성에도 5,045가구, 오산에는 4,528가구가 공급됐다. 오산은 내년 초 1,314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
미분양 물량도 적지 않다. 안성은 9월 현재 미분양 물량이 1,216가구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평택도 미분양이 1,147가구에 이르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이들 지역은 산업단지를 배후 수요로 대단지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된 지역”이라며 “공급 물량이 수요보다 많은데다 동탄2신도시까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수요가 동탄으로 쏠리면서 매매가격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3기 신도시를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과 가까운 곳에 만들겠다고 한 만큼 3기 신도시 지역이 발표되면 주거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