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임박' 똑똑하게 직구하기] 무턱대고 클릭땐 낭패...관세·AS 따져라

23일부터 베스트바이·월마트 등 돌입
55인치 TV 799弗·65인치는 897弗
삼성 S9 언락폰은 569弗이면 구입
배송비 등 안따지면 되레 비쌀수도



#.직장인 김혜영(36)씨는 반년 전부터 사려고 벼르던 무선청소기를 최근 구매하며 한 대가 아닌 무려 3대를 질렀다. 원래 국내의 100만원대의 제품을 사려고 돈을 모았는데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유명 해외 브랜드의 무선청소기가 30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풀렸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잖아도 내 것만 사기 부담됐는데 시댁과 부모님 댁에 한 대씩 보내드리며 간만에 선심을 썼다”며 웃었다.

북미 최대 쇼핑 축제로 불리는 ‘블랙 프라이데이(11월 셋째주 금요일)’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국내 직구족들의 마음도 들뜨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23일 오후 시작되는 ‘블프’에 발맞춰 아마존·베스트바이·월마트 등 미국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예고하는 중이다. 올해는 특히 TV, 스마트폰 등 직구족들에 인기가 높은 전자기기에서 대폭 할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에도 역대급 직구 대란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업체 몰테일 등은 올해 주문이 전년도인 8만 5,000여 건보다 약 20% 늘어난 10만 건 이상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남들 따라 무턱대고 지갑을 열다간 오히려 국내에서보다 비싼 값을 치르는 경우도 있으니 쇼핑 전 꼼꼼한 비교·분석은 필수다.

◇삼성 VS LG TV 대란, 아마존도 블프 돌입=과거 해외 직구족은 실패해도 부담 없는 저렴한 의류·가방 등의 품목을 주로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고가의 전자제품으로 공략 대상을 바꾸는 중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프리미엄 TV. 5년꼴로 돌아오는 TV 교체 주기를 염두에 두고 삼성·LG·소니 등 제조사들이 대거 할인에 나섰다. 삼성은 글로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55인치 프리미엄 커브드 스마트 UHD TV 제품을 정가보다 500달러 할인한 799.99달러에 판매하는 동시에 아마존·베스트바이·월마트·타깃 등 미국 유통업체를 통해 다양한 TV 상품을 정가 대비 15% 이상씩 할인하는 행사에 돌입했다. LG 역시 상반기까지 1,799달러에 판매되던 65인치 슈퍼 UHD 스마트 TV(65SK8000 PUA)를 아마존 등에서 897달러까지 인하했다.


스마트폰도 블프의 인기 품목이지만 통신사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언락폰’을 판매하는 제조사가 많지 않아 국내 이용자들은 구매가 제한될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갤럭시 S9 시리즈 등의 언락폰을 소비자 가격 대비 200달러씩 할인하고 있어 S9 128GB 모델의 경우 56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직구족들의 성지로 꼽히는 아마존도 23일까지 보급형 스피커인 ‘에코닷’을 정가보다 25.99달러 할인한 24달러에, 2세대 에코도 30.99달러 할인해 69달러에 판매한다. 이북(E-book) 리더기인 킨들 페이퍼화이트도 6개월 무료 전자책 이용 서비스를 포함해 정가보다 60달러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세금·배송비 포함하면 국내보다 비싼 경우도 많아=해외 직구 시 잊지 말아야 하는 지점은 현지 운송비와 현지 소비세, 국내 반입 시 내는 관·부가세 등을 모두 포함해서 가격 비교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각종 세금과 배송비 등을 따져볼 경우 국내에서 사는 게 오히려 유리한 경우도 많다. 예컨대 직구 인기 품목 중 하나인 다이슨 무선청소기의 경우 현재 V8 앱솔루트 모델이 360달러(약 4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관·부가세 등을 포함할 경우 다이슨코리아를 통한 국내 할인가 50만 8,000원과 비슷해진다. AS 등에 이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구입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 온라인몰에 고객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가격 방어에 나선 유통업체도 대폭 늘어났으므로 해외 직구와 국내 구매 중 어느 쪽이 유리할 지 반드시 비교해보기를 권한다. 옥션은 다음 달 2일까지 뷰티· 전자기기ㆍ패션 등 직구 인기 상품을 최대 56% 할인 판매한다. 블프 기간 추가 할인 쿠폰도 매일 지급하고 100원 딜 이벤트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아이폰Xs(256GB)와 애플워치 4세대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연다. 티몬도 21~25일 롱패딩, 핸드메이드코트, 아동화, 언더웨어 등 겨울 시즌에 꼭 필요한 상품들을 특가 딜로 선보이는 ‘아울렛 블랙위크’ 행사를 연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간편 해외직구 마켓 테일리스트에서도 삼성, LG 등 인기 브랜드의 최신 TV를 최대 64%, 인덕션은 최대 62%까지 할인하는 동시에 고디바·센트룸·GNC·WMF·샤오미 등 해외 인기상품을 매일 하나씩 최대 90% 할인해 선착순 판매하는 ‘원데이 핫딜’도 운영한다.

이 밖에 폴로·갭·띠어리·빈스 등 유명 의류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23일이 오기 기다리기 보다는 발 빠르게 구매에 나서는 것도 좋다. 괜찮은 제품은 이미 시작된 프리 세일이나 프라이빗 세일 등을 통해 블프가 오기도 전 동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국내에서도 인기 많은 아동복 브랜드 카터스와 짐보리는 이미 60%, 50% 할인 행사에 돌입했고 띠어리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0달러 이상 구매 시 20% 할인하는 식의 구매별 할인 행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김경미·박준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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