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치적 공격" vs 警 "절차따라 수사"

이재명, 침묵 깨고 공식입장 표명
"악의적 질문" 출근길 신경전도
민갑룡 "최선 다해 결론 얻어
보충수사서 진실 규명될 것"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경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결론짓고 검찰에 송치한 데 대해 이 지사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 지사가 경찰의 수사력에 대해 ‘네티즌 수사대보다 못하다’고 폄훼한 데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선을 다해 내린 결론’이라고 반박하면서 양측은 향후 자존심을 건 법정 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는 19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자신의 아내 김씨라는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계정 주인과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지난주 말과 휴일 이틀간 두문불출했던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를 끌어모아 제 아내로 단정했다”며 “경찰의 수사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힐난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내 일각의 출당이나 도지사직 사퇴 요구에 대해 ‘프레임이고 정치적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고한 사람을 놓고 죄를 지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것 자체가 프레임이고 가혹한 정치적 공격”이라며 지사직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지사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한 경찰이 이재명 부부에게는 왜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다”며 “무고한 제 아내와 가족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침을 뱉으려면 나에게 뱉으라”고 맹비난했다.

김씨의 휴대폰을 제출해 결백을 입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4월3일 그 일이 있고 난 뒤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 정지시키고 2~3주 후에 새로 폰을 만들었다. (정지시킨 폰은) 선거운동용으로 쓰다 지금은 없다”며 “7개월간 요청을 안 하고 기소 송치를 결정한 뒤 변호사를 통해 제출 요청이 왔다. 저희도 당황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민 청장은 “수많은 자료 분석 절차를 거치고 그런 과정에서 수십 차례의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얻은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자 입장에서 많은 생각이 있겠지만 검찰의 보충수사와 검찰 판단 단계가 남아 있다”며 “여러 가지 관점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충 수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 그런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집을 나서면서 기자와 신경전을 펼치는 등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재활용품을 담은 박스를 들고 나온 그는 분리수거를 하러 가면서 “법적 대응 하겠느냐” “(평소) 고소·고발을 많이 하는데 이 건에 대해서도 고소·고발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거 (마이크) 잠깐 내리고, 질문이 아주 악의적이네”라고 말한 뒤 차에 탑승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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