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行 특급열차 길 닦는 최태원

SK그룹 베트남 투자회사 설립
마산그룹 지분 인수 등 잰걸음
지난달 현지법인 세운 SK텔링크
중고폰 사업 유통망 확보 총력


최태원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 SK E&S 등 SK그룹 5개사가 1억달러씩 총 5억달러를 출자해 SK 동남아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SK 베트남투자회사의 행보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마산그룹을 디딤돌 삼아 페트로베트남오일(PVOIL)이나 빈손정유석유화학(BSR) 등 베트남 에너지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를 계획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석유화학 업종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마산그룹과 공동 투자할 경우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 수 있어 향후 SK 베트남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SK그룹의 활발한 투자가 기대된다. 실제 SK그룹의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현지에서 석유생산광구 1개와 탐사 광구 2개를 갖고 있는 등 현지 에너지 개발 사업에 적극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투자법인은 1차적으로 마산그룹 지분 투자를 위해 설립됐으며 이후에도 현지 투자를 계속할지 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베트남 현지 소매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SK그룹의 알뜰폰 사업자인 SK텔링크는 지난달 초 베트남에 ‘SK텔링크 베트남(SK Telink Vietnam Co. Ltd)’을 설립하고 중고폰 사업을 위한 현지 유통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장 조사 및 현지 유통망 확보에 집중하고 중고폰 유통 사업은 내년 초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SK텔링크 베트남 설립이 SK그룹의 현지 통신 사업 진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링크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2001년 베트남 현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가입자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2010년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SK그룹의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이달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회동해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회동 당시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히며 베트남 공기업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또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이달 하노이국립대학에서 ‘제1회 하노이 포럼’을 개최하는 등 SK그룹이 베트남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모습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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