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겨울 점퍼는 세 개를 번갈아 입히는데 두 개는 몽클레어, 한 개는 노스페이스나 버버리로 구했어요. 사치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데 해주고 싶은 건 다 해주고 싶어요. 뭐든 부모 만족인 것 같아요.(직장인 A씨)
프리미엄 아동 패딩에 대한 수요가 뜨겁다. 웬만한 성인용 롱패딩 보다 값비싼 100만원 대에 달하지만 아이들을 ‘미니 미(Mini me)’로 여기는 부모들이 늘면서 날개 돋힌 듯 판매되고 있다.
2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브랜드 ‘몽클레어(MONCLER)’ 키즈 브랜드 ‘몽클레어 앙팡’의 매출 신장률(1/1-10/31)은 지난해보다 3배 가량 높아진 31.8%를 기록했다. 몽클레어는 ‘패딩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다. 패딩이 이끈 몽클레어 앙팡의 높은 매출 신장률은 몽클레어 성인복과 맞먹는다. 올 초부터 10월 말까지 몽클레어의 매출 성장률은 40.4%로 몽클레어 앙팡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비 약 3배 높아졌다.
이탈리아 명품 패딩 브랜드 ‘에르노(HERNO)’의 아동 브랜드 ‘에르노 키즈(HERNO KIDS)’에서 판매하는 아동용 프리미엄 패딩은 70만원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의 절반이 이미 판매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르노는 지난해 준비했던 대부분의 키즈 제품이 일찌감치 완판되자 이번 시즌 물량을 23% 정도 늘린 바 있다. 에르노 관계자는 “에르노 키즈 컬렉션은 따로 홍보를 하지 않고 전문점에서만 판매하고 있음에도 많은 고객들이 알음알음 문의를 해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면서 “딸 혹은 아들과 함께 매장을 방문해 커플룩으로 성인용과 아동용을 함께 구입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패딩뿐만 아니라 아동복 전체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수입·명품 아동복의 매출 신장세가 국내 아동 의류의 신장세를 웃돌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수입 아동복 브랜드의 경우 티셔츠 한 장 기준으로 국내 아동복 브랜드보다 약 2배 비싼 가격대(15~25만원)를 형성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률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16년 13.4%에 달하던 수입 아동복 브랜드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8.3%로 오르더니 올해 초부터 10월 말까지 23.9%로 3개년 연속 급증했다. 이는 국내 아동복 브랜드가 지난해 9.5%에서 올 초부터 10월 말까지 10.8%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40대 부모의 ‘가치소비’ 트렌드가 자녀들 대상으로도 확대되면서 아동복에서도 명품, 수입의류를 찾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지난 8월 압구정본점과 판교점에 아동 수입의류 편집샵 ‘한스타일키즈’을 오픈했으며 향후에도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아동복의 매출 신장률은 고꾸라지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초부터 10월 말까지 수입 아동 장르의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데 반해 국내 아동 장르의 매출은 최근 3년 사이에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국내 아동복 브랜드의 최근 실적은 더욱 심각하다. ‘블루독’· ‘밍크뮤’ 등 유아동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서양네트웍스의 경우 2016년 9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57억으로 급감했다 .
국내 아동복 브랜드의 위상이 이전만 하지 못한 이유는 가성비를 갖춘 아동용 스포츠 브랜드와 SPA 브랜드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서 ‘블랙야크 키즈’·‘뉴발란스 키즈’ 등 아동 스포츠 장르의 매출은 3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5만원대 가격에 아동용 아우터를 살 수 있는 유니클로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이번 시즌 키즈·베이비 아우터 컬렉션을 확대했다. 현재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서 여아용 ‘라이트 웜 패디드 파카’ 퍼플 색상에서 대부분 사이즈가 품절됐고, 키즈용 ‘라이트 웜 패디드 재킷’도 일부 색상과 사이즈가 조기 품절됐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에르노 키즈 남아 대표제품/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에르노 키즈 여아 대표제품/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몽클레어 앙팡 패딩
몽클레어 앙팡 패딩
몽클레어 앙팡 패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