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산 삼바 주식 어쩌나…'439억원' 향방은

증권사 처리 여부 놓고 고민
만기 연장 안되면 회수조치
현금으로 메꾸지 못한 개인
연체이자 부담 커질수도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규모가 4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마다 만기 도래한 신용자금의 처리 여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개인들은 자칫 불어나는 연체이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4일 거래가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묶인 개인들의 융자 주식 수는 12만4,062주, 금액으로는 4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자주’란 개인이 신용공여를 통해 사들인 주식이다. 일단 빚을 내 주식을 사고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차익을 볼 때 활용된다. 융자 주식이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신용공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거래가 정지되면서 당장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증권사들의 ‘반대매매(주식 평가액이 일정 비율로 떨어지면 강제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행위)’도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에서 사실상 돈을 갚아야 할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손을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신용공여 만기 시기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이율에 따라 짧게는 1~15일, 장기로는 90일 이상이다.

증권사마다 신용공여 관련 정책과 규정들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는 만기가 될 때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담보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다만 상황이 길어지거나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를 연장해줄지에 대해서는 회사별로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은 “큰 틀에서 당장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증권선물위원회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추가 연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증권사 개별로 회수 조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거래정지 중인 주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주식을 매매하거나 현금으로 메꿔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마저도 불가능한 투자자라면 불어나는 연체이자만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러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처럼 상장실질심사 적격 여부부터 검토하는 건은 아주 좋지 않은 케이스”라며 “당장 상장폐지는 아니라고 하나 경계심이 높아진 만큼 개인 투자자가 큰 손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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