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99세 생일 행사가 21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개최됐다.

미 8군이 주관한 ‘백수연(白壽宴)’ 행사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박종진 육군 1군사령관(대장) 등 한국군 지휘부와 장성들이 대거 참석했다. 6·25 참전국을 대표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를 포함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대장),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중장), 케네스 월즈바크 미 7공군사령관(중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한줄로 서서 백 장군과 부인 노인숙 여사를 맞았다. 백 장군 측은 연합사령관과의 간소한 오찬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미 8군이 대형 깜짝 파티를 연 것이다.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은 “백 장군은 ”한미동맹의 초석과 같은 분“이란 인사말을 건넸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부친인 크레이튼 에이브럼스는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근무하며 백 장군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군에게 정 장관은 자개 지휘봉을,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은 백 장군의 사진 등이 담긴 책을 각각 선물했는데, 이 책에는 주한미군에서 근무했던 미군 예비역 장군들의 축하 메시지가 담겼다. 이에 백 장군은 ”고맙습니다“라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백 장군은 미 8군의 명예사령관으로 위촉되어 있다“면서 ”미 8군에서 미군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백 장군의 백수연을 축하한 자리“라고 전했다.

백 장군은 지난 1920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했고, 이후 6·25전쟁 당시 1사단장, 1군단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특히 지난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군 내부 남로당 숙청 분위기 속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구명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60년 대장으로 전역한 뒤 외교관과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장관 재직 시절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일제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탓에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르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이 논란으로 인해 지난 2009년 국군 원수 추대가 무산된 바 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