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커지자...달라진 '페이 전쟁'

신용카드처럼 쓰는 삼성페이
月 실사용자 1,040만명 돌파
카카오는 투자플랫폼과 융합
네이버, 모바일 커머스에 심혈
결제 다양성 앞세운 페이코 등
차별화 서비스로 2라운드 돌입


지난 2014년부터 출시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이 각자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차별화한 서비스를 무기로 ‘2라운드 전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상품 중개는 물론이고 쇼핑, 여행 등의 기능을 붙여 검색과 메신저에 이어 ‘제3의 모바일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조사·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기존 주력 사업인 게임과 콘텐츠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페이코’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바코드’와 MST 등 다양한 오프라인 모바일 간편결제 방식을 두루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MST는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지난 8월 처음 탑재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페이코 쇼핑’을 출시하고 종합여행사 ‘여행박사’를 인수해 특별 여행 상품 판매를 검토하는 등 간편결제·송금 기능 외에도 각종 부가 기능을 덧붙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용자 수와 월 거래액은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낮은 편이지만 삼성페이와의 연동과 부가 기능 확대를 통해 다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대형 ICT 기업들이 이 시장에 수년째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과거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 기능, 카카오톡과 라인이 메신저로 각각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모아 수익화 사업을 이어갔던 것처럼 ‘간편결제·송금’이 제3의 주력 모바일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사의 전략은 저마다 다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스마트폰 고객 이탈을 막으면서 사용자층을 넓히려는 복안을 갖고 있고 카카오페이는 금융 상품을 팔고 해외 현지 거래까지 가능한 ‘종합 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를 통해 자사 포털에 입점한 쇼핑몰과 사용자를 더 확대하면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한다. 페이코도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을 통해 ‘빅데이터’를 구축해 광고 사업 등에 활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국내 ICT 기업도 앞으로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면서 “중국 알리페이 등의 해외 사례를 통해 보면 결국 일종의 ‘금융 포털’처럼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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