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리미엄 TV 10대 중 7대는 한국産

중국 저가 시장 물량공세 고전 속
수익성 전략 성과로 주도권 지켜
QLED·OLED 자존심 대결 과열

올 3·4분기에 팔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10대 중 7대는 한국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3강(强)으로 분류되는 소니의 점유율이 1·4분기 대비 3%포인트 가량 빠진 데 비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각각 5%포인트,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로 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 3·4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5,496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특히 양적인 면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셌다. 수량 기준으로 중국 TV 업체인 TCL은 1·4분기 7.9%에서 이번 분기 9%로, 하이센스는 6.2%에서 7.5%로 점유율을 높였다. 삼성과 LG는 1, 2위를 지키긴 했지만 같은 기간 각각 19.2%에서 17.3%로, 13.2%에서 11.3%로 2%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삼성의 수량 기준 점유율은 2011년 이래 최저치다.

그러나 금액 기준으로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수량으로는 점유율 2위인 LG와 TCL의 격차는 2%포인트 남짓이지만 금액으로는 격차가 8.7%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삼성과 LG의 3·4분기 합계 점유율은 43.8%로, 수량 기준 합계(28.6%)의 두 배에 육박한다. 수익성이 좋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한 결과 금액 기준으로 집계할 경우 점유율이 크게 뛰어오른 셈이다.


실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업체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보통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분류되는 2,500달러 이상 제품 점유율에서 3·4분기 삼성과 LG의 비중은 69.9%에 달했다. 삼성은 1·4분기 43.3%에서 이번 분기 48.2%로, LG는 1·4분기 20.9%에서 이번 분기 21.7%로 높아졌다. 그 결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소니와의 격차 또한 벌어졌다. 7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도 삼성과 LG의 3·4분기 점유율 합계는 71.0%를 기록했다. 특히 LG의 경우 1·4분기 대비 점유율을 3.3%포인트나 끌어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삼성(QLED)와 LG(OLED)의 자존심 대결도 불을 뿜고 있다. 삼성이 지난해 첫선을 보인 QLED TV는 3·4분기 66만 3,000대가 팔려 55만 9,000대 판매를 기록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처음으로 앞섰다. QLED TV의 비교적 낮은 가격 정책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폴 가뇽 IHS마킷 연구원은 “고가 액정표시장치(LCD) TV 모델의 가격과 저가형 QLED TV 가격이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HS 마킷은 내년 QLED TV가 407만대, OLED TV가 360만대 가까이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누적매출에 있어서는 여전히 OLED TV가 우위를 점했다. 3·4분기 누적 매출액은 LG OLED TV가 44억1,556만달러를 기록해 삼성 QLED TV(39억1,470만달러)보다 약 12.8% 높았다. 누적 판매량으로도 QLED TV는 아직 158만대로 OLED TV 161만대보다 낮았다.

관건은 4K보다 4배 선명한 해상도를 갖춘 삼성의 ‘8K QLED TV’의 성장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70인치 이상 대형 TV에서 8K TV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자 삼성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75인치 이상 시장 점유율은 1·4분기 58.5%에서 이번 분기 54.1%로 하락했으나 8K TV로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8K TV 비중을 업계의 일반적인 프리미엄 TV 수준인 15%까지 빠르게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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