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양진호 회장과 관련된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가 공개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0억대 자산가, 세계 최초 이족보행 로봇 개발자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양진호 회장의 실체를 추적했다.
3년 전 ‘갑질 동영상’의 당사자인 한 공익제보자는 양진호 회장의 직원 도·감청, 탈세, 폭행, 갑질 등을 폭로했다. 그는 “양 회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며 “회식에서는 맥주 500cc를 가득 채워 먹는데, 밑에 양동이가 있다. 먹은 게 다 올라와 사람들이 토하는 거다. 화장실에도 못 가게 했는데, 그걸 보며 좀 즐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 행각을 견디지 못하고 퇴직 후 현재 섬에서 요양 중이라고.
또 한국인터넷 법무 이사이자 전 위디스크 임원, 내부고발자인 김서준 씨(가명)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것이 알고싶다’ 7월 방송이 양진호 회장의 회사를 완전히 흔들어 놨다. 회사를 흔들어버리니까 그간 숨겨져 있던 불법 행위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임원들끼리 내부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때 회사가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게재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대표이사들이 책임지라고 협박했다. 이 일과 관련해 구속되는 사람은 3억원을, 집행유예 받는 사람에게는 1억원을, 벌금을 받으면 그 벌금 두 배를 주겠다고 했다”며 “수사가 끝나지 않으니까 정신이 나갔다. 임원들 불러놓고 ‘내가 구속되면 넌 괜찮을 것 같으냐’, ‘배신자는 칼로 찔러버리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씨는 제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법적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 수사를 한다고 해도 증거를 없애버리면 조직을 발견할 수 없다. 다른 범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간 모아왔던 범죄 자료까지 한꺼번에 제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위디스크, 파일노리가 지난 한 해 벌어들인 매출은 370억 원으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진호 회장이 최근 1년간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최소 70억 원.
이에 양진호 회장의 탈세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2014년 한국미래기술을 설립, 사비 200억 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액수는 위디스크가 과거 경상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과 일치했다. 위디스크가 160억 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공익제보자는 양진호 회장의 비자금에 대해 “100억 이상은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양 회장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수 백억 원을 빼돌렸다. 하지만 그의 자산 규모를 감안해도 행방이 묘연한 돈들이 있었다. 이는 그의 법률 변호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공익제보자는 “경찰의 압수수색 전날 다 알고 있었다. 수색 이후에도 수사 과정에서 잘 정리가 될 것 같다는 정보도 돌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흔한 일이었다. 양진호는 자신의 법률 변호에 100억 원을 모두 써도 좋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주한기자 ljh36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