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식당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교섭단체 원내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국회 제공=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고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기한 내 처리를 당부했다.
이날 회동은 문 의장이 격주로 주재하던 정례회동 대신 제안해 이뤄졌다. 지난 21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국회 정상화 합의 이후 별다른 안건이 추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동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권은희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각 당 원내대변인들도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의장이 “내년도 예산안은 꼭 헌법이 정한 시일 내에 통과되길 바란다”면서 “법정시한인 12월 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금요일인 11월 30일 본회의를 개최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한 상태지만, 나흘 만에 예산심사를 완료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일요일인 12월 2일에라도 열자고 제안한 것이다.
문 의장은 “19대 국회에서 제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처음으로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킨 적이 있다. 저는 기한 준수를 아주 중요시 여긴다”고 언급했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 법정 기한 준수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라도 2일 본회의 개의에 찬성한다”며 문 의장을 거들었다.
그러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소위에서 예산심사가 다 안 끝났는데, 휴일에 본회의를 소집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 줄다리기로 예산심사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기한 내 본회의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가 “기한을 나흘 넘긴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늦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하자 문 의장이 “기한을 넘기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전날 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방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예산심사와 연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한 대화도 이뤄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야 3당이 단일한 안이 있느냐”고 돌발 질문을 하자 권은희 의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2월 제안한 안이 있지 않으냐”고 답했다. 이에 문 의장은 “저도 선관위 안에 동의하는데, 1·2당이 전향적으로 잘 받아서 합의했으면 한다”며 “어쨌든 선거제도 개혁은 반드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동에서는 국회 혁신자문위원회 의결 사항도 함께 거론됐다. 문 의장은 “혁신위가 상임위별 상설 소위 가동과 법안소위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를 활발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 제도 개선 방안, 국회선진화법상 신속처리안건 제도 개선 방안 등도 논의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