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26일 유럽의 정치 안정 속에 국제 유가도 반등하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54.29포인트(1.46%) 상승한 24,640.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0.89포인트(1.55%) 오른 2.673.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2.87포인트(2.06%) 급등한 7,081.85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예산안 등 유로존 관련 소식과 국제유가 동향,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상황 및 주요 기술주 주가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유럽에서 모처럼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 내년 예산안의 적자 목표치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에서는 이탈리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2.4%인 내년 예산안 적자 규모를 2.0~2.1%로 줄일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브렉시트 관련해서도 지난 주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 난관이 여전히 있지만, 양측의 합의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다는 불안은 잠재웠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2% 오른 7,036.00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97% 오른 4,994.98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5% 오른 11,354.72로 장을 마감했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도 1.13% 오른 3,172.71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크게 하락한 국제유가가 이날 반등한 점도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23일 7.7% 폭락한 이후 이날은 2.4% 반등에 성공했다.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21달러 상승한 51.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7달러(2.9%) 가량 오른 60.5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지난주 폭락세를 보인 상황에서 저가성 매수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번 달 극심한 약세장을 경험한 글로벌 상품시장이 다음 달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반등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호조도 확인되면서 주요 유통기업 주가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유통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소매판매 ETF(XRT)’는 2%가량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5.3% 급등했다. 페이스북 주가가 3.5% 오르고 애플 주가도 1.4% 상승하는 등 주요 기술주도 대체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북미 지역 5개 공장 가동중단과 인력 15% 감축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GM 주가는 4.8%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연말 소비 호조 등이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내달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2%로 반영했다.
국제금값은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80달러(0.06%) 하락한 1,22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