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08.49포인트(0.44%) 상승한 24,748.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75포인트(0.33%) 오른 2,682.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5포인트(0.01%) 상승한 7,082.7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담을 앞두고 두고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면서 증시도 변동성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관세 인상 보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추가 2천670억 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낙관적인 발언에 주목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중국과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그는 또 백악관은 모든 레벨에서 중국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그동안 실망스러웠던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시장은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이전보다 신중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15년 12월보다는 중립금리에 훨씬 가까워졌지만, 금리가 중립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연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다만 ”통화정책 경로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으로 내 생각을 특징짓지 않겠다“며 ”제로 금리에서 멀어져 궁극적인 목표치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직관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덜 예측 가능해야 하고, 지표에 더 반응해야 한다“면서 정책이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은 재차 확인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을 발언을 두고 기대보다는 덜 완화적이었다는 평가와 내년 정책 방향에 대해 더 큰 유연성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종목별로는 아마존 주가가 0.1% 올랐다. 애플 주가는 0.22% 하락 마감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 주가는 0.5% 올랐다. 구조조정 방침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위협을 내놓은 GM 주가는 2.55% 하락했다.
미국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27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27% 내린 7,016.85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983.15로 장을 마감해 0.24%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40% 떨어진 11,309.11로 거래를 마쳤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3,166.42로 0.20% 하락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미국과 영국의 교역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양국 간 무역협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과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 등 지정학적 핵심 이슈에 집중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브렉시트,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들이 어떻게 최종 해결될지가 연말까지 세계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이날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07달러(0.1%) 하락한 51.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05달러(0.08%) 내린 60.43달러에 거래됐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값은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9달러(0.7%) 내린 1,213.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 우려 속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