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데뷔 첫 솔로 정규 앨범 ‘XX’로 돌아왔다. 앞서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4’에서 선보인 ‘겁’, 위너 정규 2집 앨범 ‘손만 잡고 자자’ 등 솔로곡을 발표했던 송민호는 첫 정규앨범을 통해 온전한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풀어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랩을 시작해 그룹 비오엠을 거쳐 위너로 대중들 앞에 선 송민호. 그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
송민호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12곡은 하나로 규정하기 힘들 만큼 다채롭다. 특히 70년대 히트곡 ‘소양강 처녀’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아낙네’는 공개 전부터 화제였다. 자칫 촌스럽거나 난해해질 수도 있는 시도였지만 송민호는 두 개의 장르의 접점을 잘 활용해 신선한 시도로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음원 성적 역시 공개 후 3일째 1위를 휩쓸고 있다.
의미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앨범명 ‘XX’처럼 솔로 가수 송민호 역시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음악에 관해서는 어떤 평가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송민호, 솔로 가수 송민호의 ‘XX’라는 공백에는 앞으로 어떤 단어들이 채워질까.
Q.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한 소감은
굉장히 떨리고 기대됐다. 위너 앨범 나올 때와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위너 때는 옆에 기대고 의지할 사람이 있었는데 홀로선다는 것 자체가 이렇게 떨리는 일인 줄 몰랐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
Q. 앨범명이 ‘XX’인 이유가 있나
12곡에 담긴 메시지나 전체 콘셉트를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보다 듣는 분들이 자유롭게 해석하고 열린 마음으로 공백을 채워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었다.
Q. 타이틀곡 ‘아낙네’가 ‘소양강 처녀’를 샘플링했다. 신선한 시도다
어떤 대상을 그리워하고 한없이 갈망하는 심정이 담긴 곡이다. 송민호하면 대부분 힙합, 센 랩을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것과는 다른 신선한 접근을 해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타이틀곡으로 생각하고 쓴 건 아니다. 트로트 리듬을 접목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는데 회의 끝에 타이틀곡이 됐다.
Q. 19금 판정을 받은 곡들도 있다
처음부터 ‘19금’ 판정을 생각하고 작업한 건 아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콘셉트를 다양하게 넣으려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팬분들 가운데서 어린 친구들도 많다. 그분들이 듣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 곡을 제외한 나머지도 다양하게 준비했으니까 들어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솔로 첫 정규 앨범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소원이지’는 2년 전쯤에 작업한 곡이고, 제대로 앨범 작업을 시작한 건 올해 1월 즈음이었다. 한 두 달 안에 10곡 정도를 완성했다. 솔로 앨범 작업 이야기가 나온 뒤에 한 번 나올 것 다양한 곡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작업을 하다보니 정규 앨범 형태가 됐다.
Q. 양동근, 유병재 등 피처링 라인이 독특하다
Blue.D, 양동근, 유병재 총 3분이 참여해줬다. 양동근 형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아티스트여서 같이 작업하는 게 오랜 꿈이었다.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유병재 형이 참여한 ‘소원이지’는 가수가 아닌 다양한 인물을 생각하다 보니 병재 형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기대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Q. 작업 에피소드가 있었나
병재 형이 일본에 있다가 한국에 오는 날밖에 시간이 안 됐다. 공항에서 바로 녹음실로 오셔서 한 시간 동안 모든 열정을 다 쏟아주셨다. 아무래도 자기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형이 훨씬 더 긴장을 하시더라. 녹음 부스에서 3~40분 정도 있다가 나오셨는데 회색 티셔츠가 거의 검정 티셔츠가 될 정도로 땀을 흘리셨다. 정말 감사하다.
Q. 양현석은 이번에 어떤 조언을 해줬나
이번 앨범 작업하는 동안 양현석 회장님께서 거의 제 여자친구인 것처럼 계속 문자를 보내면서 함께 고민을 해주셨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오셔서 거의 같이 밤을 새주셨다. YG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말 감동 받았다.
Q.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연기를 했다. 왕 역할로 변신한 모습이 독특하다
왕이라는 존재 자체도 잃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존재도 공허함을 느낄 수 있지 않나. 한 이성을 그리워하다가 넋이 나간 듯한 극과 극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 찍기 전에 영화 ‘광해’를 봤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이번 앨범을 통해서 받고 싶은 평가가 있나
각자의 개인 취향을 존중한다. 내가 어떤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바라기보다는 듣는 분들의 취향이나 생각에 따라 평가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물론 좋겠지만 좋지 않은 평가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