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제4 이통 호재에 배당 매력까지...통신주 '빅뱅' 오나

내달 5G 개시로 실적 증가 전망
SKT 신고가 등 일제히 상승
오이솔루션 등 장비주도 강세
제4이통시장 진입 완화 법안 통과
세종텔레콤·기산텔레콤 상한가


통신주가 화려한 부활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펴고 있다. 증시 전반, 업종 전반에 별다른 기대 요인이 없는 상황이지만 마침내 다음달 개시될 5세대(5G) 이동통신이라는 호재가 통신주의 상승세를 반년 이상 이끌면서 사상 최고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제4 이동통신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통신업종의 ‘빅뱅’이 투자자들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강세가 오래 지속된 만큼 기대감에 주가에 이미 충분히 반영됐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통신주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K텔레콤(017670)은 장중 한때 4.13% 급등한 29만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끝에 1.97% 상승한 28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장중 최고 상승률이 2.02%, 7.2%에 달했다. KT는 최근 대규모 통신 장애로 200억원대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4·4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신장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6일 하루 2% 가까이 떨어졌지만 이틀 만에 만회했다.

통신장비주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오이솔루션(138080)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끝에 8.28% 오른 1만6,350원에 장을 마쳤다. 텔레필드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후 27.6% 오른 3,005원에 거래됐다. 콤텍시스템(031820)(16.5%), 비덴트(121800)(8.58%), 전파기지국(065530)(7.49%)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주가 강세는 5G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이동통신 3사는 6월 낙찰받은 5G용 주파수를 다음달 1일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5G 서비스 요금제도 조만간 신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장비 업체들의 국내외 5G 장비 매출도 4·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5G 도입은 단순히 일반 가입자들이 더 빠른 통신망을 쓴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돼줄 통신 서비스이기 때문에 과거 휴대폰 첫 도입에 견줄 만한 ‘네트워크 혁신’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K텔레콤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시절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50만7,000원)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닷컴 버블 이후 이어진 박스권 주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5G 서비스 개시에 힘입어 오는 2021년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2017년 대비 76% 성장하고 주가도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과거에도 2세대(2G)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3세대 (3G) 이동통신, 스마트폰,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도입 등 통신업종의 변곡점이 나타날 때마다 통신주 주가는 강세를 보여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SK텔레콤은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등의 호재가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제4 이동통신에 관한 희소식까지 더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제4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 완화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10년 이상 미뤄져 온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의 길이 열리면서 후보 업체인 세종텔레콤(036630)·기산텔레콤(035460) 등이 상한가를 찍었다. 동전주인 세종텔레콤이 30% 급등한 585원에 장을 마쳤고 기산텔레콤도 29.87% 오른 2,935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미 5G 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6개월 동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4.8%, 40.8%에 달한다. KT도 11.19% 올랐다. 통신장비주인 오이솔루션도 같은 기간 58.73%나 상승한 상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상 이상의 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고 주가 거품을 감안해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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