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호르헤 뉴베리 국제공항에 도착한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 왕세자를 호르헤 포리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이 맞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오전 7시 9분께 호르헤 뉴베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호르헤 포리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이 왕세자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왕실도 왕세자의 아르헨티나 도착 소식을 동영상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올렸다.
알자지라는 “카슈끄지 사태가 국제사회에 미친 파장이 컸던 만큼 사우디 왕세자와의 악수를 거부하는 정상이 있을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G20 기간 빈 살만 왕세자를 따로 만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세자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무함마드 왕세자가 암살 배후임을 강력하게 시사해 왔다.
이 사건 이후 사우디 무기수출을 금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카슈끄지 사태 이전부터 사우디 인권운동가 체포를 놓고 외교적 갈등을 빚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도 총리가 무함마드 왕세자를 상대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호의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정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이 사건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사우디 왕실과 온전히 등을 돌리지 않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27일 G20 정상회의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과 관련해 “현재 일정이 넘칠 정도로 꽉 차 있다”고 말했으나,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어떠한 대화도 배제했다고 말하진 않겠다”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AFP통신은 백악관이 “비공식 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25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이집트, 튀니지를 차례로 방문했다. ‘아랍의 봄’의 발원지인 튀니지에선 카슈끄지 사건 이후 아랍·이슬람권에선 처음으로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 빈살만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