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삭센다는 지난 3·4분기에만 1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분기 기준 비만 치료제 매출 3위로 뛰어올랐다.
삭센다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로 지난 3월 출시됐다. 출시 후 체중 감량 효과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모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에 공급 부족이 발생하며 지난 2·4분기에는 매출 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3·4분기부터 국내 공급을 크게 늘리며 매출도 함께 커졌다.
반면 그간 인기를 끌던 비만 치료제는 삭센다에 밀려 매출이 줄었다. 일동제약이 판권을 가진 ‘벨빅’은 지난해 3·4분기까지 96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3·4분기까지는 75억원으로 무려 21% 감소했다. 지난 2015년 국내에 출시된 이 약은 미국 아레나제약이 개발해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득한 식욕억제제 계열 비만 치료제로 유일한 FDA 승인 비만 치료제라는 점 때문에 최근 3년간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 왔다.
대웅제약의 ‘디에타민’과 광동제약의 ‘아디펙스’, 안국약품이 판매하는 ‘제로엑스’, 비만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는 ‘알보젠코리아’ 등 제품 등 국내 제약사가 직접 제조·판매하는 비만 치료제도 3~15%씩 매출이 줄었다. 삭센다로 인한 직격탄을 피한 건 올해 영업을 크게 강화한 휴온스의 비만 치료제 ‘펜디’ 정도에 불과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삭센다의 인기가 비만 치료제를 인지도를 높여 국내 시장을 키우고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한미약품과 광동제약 등 유수 국내 제약사가 비만 치료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거래나 환자의 요구에 따른 과잉진료 문제가 계속되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어 당국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향정신성 물질로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 달리 단순 주사제로 분류돼 관리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삭센다 역시 의사의 처방 없이 투약했다가는 우울증·불면증·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삭센다를 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한 5곳과 전문의약품 광고금지 규정을 위반해 불법광고한 19곳의 병·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