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서울병원도 메르스 피해자"

과징금 불복 소송 이겨…"복지부, 최소 607억 보상해야"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삼성서울병원 측에 물린 과징금을 취소하고 최소 607억원 이상의 손실액을 보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도 메르스 사태의 ‘가해자’로 본 복지부와 달리 법원은 병원도 같은 ‘피해자’로 규정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29일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복지부는 과징금을 취소하고 손실액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복지부 장관이 의료법에 따라 내린 명령을 위반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명령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이는 위법”이라며 “손실보상금을 모두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2월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의료기관·약국·상점 233곳에 1,781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복지부 장관 명령 등 의료법과 감염병예방법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오히려 메르스 유행 당시 접촉자 명단 제출 지연 등의 책임을 물어 15일 치 업무정지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806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같은 복지부 처분에 반발해 지난해 5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 측에 최소 607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복지부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산정한 손실액은 607억원이었으나 현재 삼성서울병원 측은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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